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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시인이 모아서 엮은 인도 우화집이다.

제목이 너무 멋있어서 구매하였다.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여러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인생의 교훈을 담아 놓았다.

"제가 한 일은 단순했습니다. 새가 앉아 있던 나뭇가지를 잘라 버렸을 뿐입니다."  지금 내가 움켜쥐고 있는 나뭇가지는 무엇인가?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 언제 그 나뭇가지를 자를 것인가?(p.23)

세상은 언제나 싸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꽃과 돌멩이의 온기는 다르다고 소리치지만 누가 꽃이고 누가 돌멩이인지 신조차 둘의 차이를 분간할 수 없다. 나는 꽃이고 상대방은 돌멩이라는 신념하에 우리 모두가 꽃임을 망각하고 서로에게 돌멩이를 던지는 사람들. 나는 지금 누구와 싸우고 있는가?(p.32)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에고를 비우는 것은 자아의 완성에 더없이 중요한 일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무엇을 하는가는 그들의 카르마가 되지만, 그것에 대해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가는 나 자신의 카르마가 된다.(p.36)

'단지 바라봄만이 있을 뿐, 보는 나는 없다. 단지 들을 뿐, 듣는 나는 없다.' 붓다가 어부 바히야에게 준 이 아름다운 가르침은 오늘날 명상 수행에서 자주 인용된다. 보고 듣는 것에 '나'라는 해석자가 개입할 때 왜곡이 시작되고 허구의 세계가 창조된다. 그 해석자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해석대로 믿는다. 그때 우리는 한 그루 나무, 한 송이 꽃, 한 사람의 인간에게서 멀어진다.(p.143)

"우리 신들은 인간들이 걷는 길 앞에 자주 황금 자루를 떨어뜨려 주고 있소.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단지 장애물이나 시련으로 여기고 안을 열어 보려고도 하지 않소. 그것이 황금인 것을 알면 삶이 달라질 텐데 말이오."(p.161)

다른 사람들이 상처 주는 말을 할 때, 그들로 하여금 그 말을 하게 만든, 그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 무엇인지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때 분노에서 자비로 옮겨 가게 된다. 이것이 용서의 필수적인 요소인 공감이다.(p.166)

삶은 우리가 의도한 대로 진행될 의무가 없다. 기차는 지연되고, 차는 진창길에서 고장 나며, 면접 일정은 틀어지고, 멋진 계획은 엉망이 된다. 잘나가고 있던 중에 갑자기 원숭이가 튀어나와 공을 홀컵에서 멀리 던져 버리고 그동안의 노력이 무효화된다. 그럴 때 우리는 절망하고, 자신과 타인을 비난하며, 운명을 탓한다. 자신이 이 경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포기하려는 마음까지 먹는다. 그러나 삶은 우리의 계획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놀라운 일이 가능하다. 어느 소설가가 썼듯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없다고 생각할 때 더 나빠지고, 더 좋아질 수 없다고 생각할 때 더 좋아지는 것이 인생이다.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아야 한다.(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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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여 님의 새 책.

전에 박진여님의 "당신, 전생에서 읽어드립니다", "당신의 질문에 전생은 이렇게 답합니다" 책을 재밌게 읽었어서 이번에도 책이 나오자마자 구입을 하고 하루만에 단숨에 읽었다.

이야기 자체가 워낙 흥미로워 쉽게 술술 읽힌다. 

다만, 전작들은 본인이 전생리딩을 해주었던 이야기들이어서, 마치 전래동화처럼 술술 읽혔던 반면,

이번 책은 단순히 전생에 대한 리딩 뿐만 아니라, 본인이 리딩을 하면서 본 플라톤 등 고대의 현자들, 외계문명, AI, 지구의 미래 등에 대한 얘기가 포함되어 좀 더 저자의 사회적인 시선이 느껴지고, 항상 이야기를 할 때 성경이나 본인이 읽은 다른 책을 인용하고 있어서 더 몰입감이 있는데, 단순히 리딩을 하시는 분이 아니고 책도 많이 읽으시고 인문학적 소양이 깊은 분이라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박진여님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 유튜브나 인터넷 검색을 하여도 자료도 거의 없고, 가이아TV라던지에 간단히 인터뷰한 내용 뿐이었는데, 이제는 직접 유튜브 채널오픈하셔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다.

이전의 책들처럼 전생에 대해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동일하다. 

"우리는 역경을 극복하는 법을 배울 때까지 매 생애에서 비슷한 역경을 겪는다.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현생에서 다른 형태와 상황으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다음 생에서도 계속 이어진다."(p.136)

내가 이 전 책에서도 굉장히 감명깊게 느낀 부분이었고, 좋아하는 영화인 엣지 오브 투모로우Edge of Tomorrow )와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계속 반복되고, 계속 같은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방법으로 전진해나가지 않는다면. 

불교의 윤회사상과 비슷하다고 할까.

이 책뿐만 아니라 박진여님의 다른 책도 일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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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The Tyranny of Metrics(측정지표의 횡포)’이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한 순간, 직장인으로서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반기마다 팀장과 국장에게 근무성적평가를 받고, 팀원들로부터는 동료평가를 받고, 매년말 성과급과 함께 공개되는 근무성적평정 결과를 확인하고 스트레스를 받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 결과를 확인하고는 친한 동료들과 나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 팀장님, 정말 너무 하시네...’ 등의 푸념을 늘어 놓았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늘 막연히 느껴왔던 성과지표에 대한 불만과 불합리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서문에서 저자는 오클랜드 야구팀측정지표를 이용해 팀의 순위를 끌어올린 감동적인 실화를 다룬 소설인 ‘머니볼’을 비판하며 흥미를 유발한다. ‘머니볼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나도 정말 재미있게 보았는데, 저자가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메이저리그에서 이기기 위해 안타를 몇 번 치는 것보다 홈런을 한번 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분석에 따라 야구가 능률화되고 규칙성을 띠게 되면서 사람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안타와 도루는 줄어들고 결국 경기가 지루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관객들의 발길이 뜸해졌는데, 이것이 측정강박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지적한다. ‘? 그럴듯한데?’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저자의 논리가 더욱 궁금해졌고, 점점 책속으로 몰입되었다.

서론에서 저자는 미드 더 와이어(The Wire)’를 언급하며 책을 쓰게 된 배경을 밝힌다. ‘더 와이어에서 경찰 지휘관들은 범죄 해결 건수, 마약범 검거 수, 범죄율 같은 수치를 맞추는 데 혈안이 되어 있고, 이런 통계적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효과성을 희생시키는 다양한 수단까지 동원한다. 살인사건이 관할 구역으로 배정되지 않도록 몸을 사리고, 체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마약조직의 두목은 체포하지 않고, 쉽게 체포할 수 있는 잔챙이 마약상들만 체포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행태를 측정지표와 관련된 꼼수라고 표현한다. 이런 꼼수가 발생하는 이유는 세상에는 측정 가능한 것이 있고, 측정할 가치가 있는 것이 있으며, 측정할 수 있다고 해서 꼭 측정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측정되는 항목이 우리가 정말 알고자 하는 것과 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측정강박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이라고 해서 모두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측정할 수 있는 것 중에는 중요하지 않은 것도 많은데, 성과의 다양한 요인 중 측정이 가능한 몇 가지만 측정한다면 나머지 요인들은 등한시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황은 점점 악화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면 성과측정 수단을 보완하기 위해 더 추가하고, 그 결과 점점 쓸모없어지는 데이터가 발생하며, 이를 수집하는 데 점점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이 투입, 낭비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측정이 불가능한 사명감 등으로 일하는 직원들은 사기가 저하된다. 또한 데이터를 날조하거나 성과지표를 높여주는 사례만을 보고하고, 부정적인 경우는 보고하지 않게 되며 극단적인 경우 증거를 조작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대표적인 역기능을 미국과 영국의 두 사회과학자가 사례를 통해 공식화기도 하였는데, 미국의 캠밸은 사회적 의사결정에 더 많이 활용되는 정량적 사회 지표일수록 부패 압력에 더 많이 시달리고, 이 지표로 감시하려는 사회적 절차 또한 더 쉽게 왜곡되고 부패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영국의 굿하트는 통제에 사용되는 모든 측정수단은 신뢰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측정지표의 횡포는 어떻게 생겨났고 왜 발생한 것일까?  표준화된 측정법으로서 책임성의 문화에 크게 기여한 사람은 바로, 24살에 하버드경영대학원 최연소 교수가 된 회계사 로버트 맥나마라. 1950년대부터 경영대학원의 궁극적인 목적은 특정 산업과 관계없이 일련의 기술을 갖춘 일반 관리자들을 배출하는 것이었는데, 경영을 학문으로 바꿔 장래의 미국 재계 간부들을 키워내려던 이러한 시도는 관리주의 신조로 탈바꿈했고, 경험과 깊은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판단의 역할은 경시되었다. 자동차 분야 간부들은 자동차 업계에서 경력의 대부분을 보낸 일명 자동차맨들이었으나, 이들의 자리는 비용과 이윤을 계산하는 데 능숙한, 맥나마라 같은 숫자쟁이들로 점점 대체되었다. 베트남전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맥나마라는 미국의 전승상황을 판단하는 척도로서 적의 전사자 수라는 측정지표를 내세웠고, 각 군대는 폭격출격 횟수, 포탄발사 횟수, 사망자 수 등 측정이 가능한 지표를 극대화하고자 노력했다. 전략, 리더십, 집단 응집력, 군인의 사기처럼 만질 수 없는 인적 요인이 아니라 만질 수 있는 투입과 산출을 측정하는 데 목표를 두었고, 정말로 중요한 요인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고등교육 분야에서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또 다른 성과측정지표는 대학 순위. 이런 랭킹은 대학 명성의 주요 원천이기 때문에 졸업생과 평의원회 위원들은 잠재적 기부자와 지망생들에게 자신의 대학이 높게 평가되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대학 순위가 갈수록 부각됨에 따라 고객선별, 데이터의 생략 또는 왜곡을 통한 수치개선 등의 방법을 이용한 새롭고 다양한 꼼수가 나타났다. <USNWR>의 로스쿨 순위는 정규 입학생들의 LSAT 점수와 평점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그래서 통계치를 개선하기 위해 점수가 낮은 학생들을 시간제또는 가급제기준으로 받아들이고 이 학생들의 점수를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또한 편입생의 점수는 계산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많은 로스쿨 입학처에서는 순위가 낮은 학교 출신의 학생들이 1학년이 지난 후 편입을 하도록 권유한다. <USNWR> 등에서 매기는 공적 순위는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여러 교육기관의 평판을 미리 알려주는 순기능이 있지만, 결국은 대학이 그 측정 항목의 지수를 높이도록 유인함으로써, 각 대학의 특별한 개성을 버리고 모두 균일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부시의 대통령 임기 초기에 시행된 NCLB(낙제학생방지법)에 따라 각 주에서는 매년 모든 3~8학년 학생에게 수학, 읽기, 과학 시험을 치르게 했다. 이 법의 목적은 2014년까지 모든 학생이 학업능숙도를 갖추게 하고, 각 학교의 각 학생그룹이 매년 능숙도 면에서 적정 수준의 연간 성과를 내도록 보장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지정된 학생 그룹이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일련의 처벌과 제재를 강화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NCLB가 초래할 결과는 명백했다. 교사들은 수업시간에 수학과 영어 같은 시험과목을 가르치고 역사, 사회, 미술, 음악, 체육 같은 과목은 다루지 않았으며, 수학과 영어 수업 역시 폭넓은 인지 과정보다 표준화된 시험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것으로 한정되었다. 그리고 텍사스와 플로리다에 소재한 학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열등생들을 장애학생으로 재분류해 평가군에서 제외하거나 교사가 학생의 답안을 바꾸고 성적이 낮을 것 같은 학생들의 시험을 포기하도록 하는 편법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또한 성적이 낮은 그룹의 읽기와 수학점수를 향상시키는 데 관심이 집중됨에 따라 역사와 윤리, 사회를 교육한다는 학교의 더 큰 사명은 무시되었으며, 성취도가 낮은 학생에게만 효과적인 교수법이 우수한 다른 학생들에게까지 확대되는 역효과까지 발생하게 되었다.

측정지표의 지지자이자 하버드경영대학원 경제학교수인 마이클 포터는 의료부문에 대한 측정지표의 성공사례로 클리블랜드 클리닉, 게이싱어헬스시스템, 키스톤프로젝트를 꼽는다. 이 사례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측정지표가 대형 시스템에 통합되는 방식 때문이다. 측정기준의 수립과 성과평가를 수행하는 주체가 행정관리자와 의사로 구성되고, 따라서 성과의 측정지표는 직접적인 실전 지식이 없는 상부의 행정관리자가 도입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협업과 동료심사가 그 기준이 된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서비스 제공자에게 성과 측정수단을 개발하고 감시하도록 하는 것의 중요성이다. 그 측정수단이 이들의 직업적 사명감과 일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정부의 메디케어는 2011년에 감염률을 공개하기 시작하고 1년 뒤에 감염률이 높은 병원에 환급을 보류하는 방법으로 징계를 내리기로 한다. 이는 외적 동기보다 내적 동기에 의존하던 앞선 의료기관들의 성공사례와 상이한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어냈다. 입원횟수를 줄이기 위해 퇴원 후 30일 이내에 발생한 뜻하지 않는 재입원의 비율을 산정하였는데, 이는 병원들이 재입원을 제한하도록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발생시켰다. 통계적으로 재입원율은 감소하였으나, 실상은 다시 찾아온 환자를 공식적으로 입원시키는 대신 “관찰상태”로 일정기간 병원에 머물게 하면서 “입원”이 아닌 외래환자 서비스 비용을 청구하거나 재방문 환자를 응급실에서 치료하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재입원율 지표의 개선이 환자 치료의 질 개선과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콤프스탯은 범죄분석 및 책임성 시스템으로 1994년에 뉴욕경찰청에서 처음 개발했다. 범죄가 몰리는 범죄 빈발지역을 정확히 짚어내고 그에 따라 경찰 인력을 배치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시장으로부터 전반적인 수치를 개선하라고 압박을 받은 경찰청창은 보고된 범죄가 늘어날수록 벌점이 높아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하부 직원들은 여기서 수치를 조작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게 되었다. 수년간의 조사 끝에 마약 조직 우두머리를 체포하는 것보다 길 모퉁이에서 마약을 판매하는 십대를 하루에 다섯명 체포하는 것이 통계상 더 나았기 때문에 경찰관들은 수치를 빠르게 올리는 방향을 더 선호했다. 경찰의 상관들과 상부보고체계에 있는 정치인들의 관점에서 각각의 체포는 통계적으로 모두 동일한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이는 마약의 판매를 줄이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고, 모든 부서의 경찰들은 가장 쉬운 사건을 쫓게 되었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시절부터 대반란캠페인(COIN)에 측정지표를 사용하려고 노력해왔다. “책임성도모를 위해 투명한성과 측정지표를 개발하려는 욕심은 대체로 표준화되고 중앙화된 측정지표의 사용으로 직결되는데, 상관들을 비롯해 작전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대중에게는 그러한 측정지표가 더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트남전에서 미국 군인들이 맥나마라 국방장관이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긴 사망자의 수에 포함시킬 적군의 시신을 찾느라 생명을 잃는 등 현장에서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였다. 미군과 국무부의 대반란 전략가로 일했던 데이비드 킬컬런은 반란 및 테러 분자들은 대항책에 신속하게 반응해 진화하기 때문에 한 때 효과 있던 방법은 시간이 흘러 효과가 없을 수 있고, 한 지역 또는 한 시대에 유효했던 통찰은 다른 곳에 적용하기 힘들 수 있다며 측정지표는 사건의 독특성에 맞춰 적용해야 하고, 아무리 우수한 성과 측정지표라 하더라도 경험에 기초한 판단에 맞춰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측정은 판단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측정에는 판단이 요구된다. 다시 말하면, 측정여부, 측정항목, 측정항목의 중요도를 평가하는 방법, 보상과 처벌의 기준을 결과에 둘지의 여부, 측정결과를 이용할 대상 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첫째, 어떤 유형의 정보를 측정할 것인가? 둘째, 그 정보는 얼마나 유용한가? 셋째, 측정지표가 많을수록 유용한가? 넷째, 표준화된 측정에 의존하지 않을 경우의 대가는 무엇인가? 다섯째, 측정의 용도는 무엇인가? 여섯째, 측정지표를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인가? 일곱째, 조직의 상부 경영진에게 상과 측정지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여덟째, 성과 측정수단을 누가,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아홉째,아무리 좋은 측정수단도 부패나 목표전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끝으로 측정지표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훨씬 적다는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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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총, 균, 쇠"로 유명한 제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저서이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라 생각했는데 책표지에는 재래드 다이아몬드라 적혀 있다.)

위기를 맞은 국가들이 그 위기를 선택적 변화를 통해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설명하고 있다. 또한 위기가 갑작스런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었는지, 내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었는지로 구분하고, 또 위기가 이와 다르게 점진적으로 확대된 경우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위기를 극복한 역사적 사례에 대한 리뷰를 통해 현재 일본과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위기로서 어떻게 잘 극복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한 국가의 차원을 넘어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핵무기, 기후변화, 화석연료, 불평등의 문제를 전 세계를 위협할 수 있는 위기로 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예측해본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민주주의의 정치적 양극화를 미국의 당면 위기로 지적한 9장이 흥미로웠다. 먼저 읽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와 유사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선거비용이나 선거구 조정 등 레비츠키가 말했듯이 합법적 방법으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으며,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이 정치적 타협이라고 레비츠키가 말한 도덕규범을 중요시하고 있다. 저자는 정치적 양극화가 미국에 있어 얼마나 큰 문제인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 책에 나온 핀란드나 일본, 독일, 오스트레일리아의 위기가 외부로부터 발생한 반면, 세계최강국 ‘미국을 파괴할 수 있는 존재는 미국인뿐이다’ 라고 내부의 정치적 분열을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9장 장래에 미국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강점과 중대한 문제

미국은 지리적으로도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정치적으로도 독립 이후 230년 동안 민주주의를 중단없이 유지해온 이점이 있다. 민주주의에서 시민은 어떤 의견이든 제안하고 토론할 수 있으며, 타협이 민주주의의 운영에서 필수적이란 사실도 민주주의의 기본적 이점이다. 이외에도 미국은 연방정부라는 특징으로부터 추가적 이점을 누린다. 이는 동일한 공통된 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법을 시험해 최적의 해법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50가지 실험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미국은 높은 사회경제적 이동성을 갖고 있으며, 교육과 기반시설, 인력자원, 연구와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이민에 대해서도 자유롭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오늘날 고유한 이점을 허비하고 있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역사적 강점 중 하나인 민주주의의 와해를 재촉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정치적 타협의 악화가 가속화하는 현상이다. 정치적 타협은 다수에 의한 폭정과 역으로는 좌절한 소수의 무력함을 예방하거나 축소하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기본 이점 중의 하나이다. 미국의 역사에서 정치투쟁이 빈번하였으나, 그들은 서로 존중하며 상대의 헌법적 권위를 인정했고 규칙을 따랐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타협이 1990년대 중반 이후, 특히 2005년경부터 악화하고 있다. 특히 공화당에서 그런 현상이 눈에 띈다. 그 결과로 2014~2016년 의회는 최근의 미국 역사에서 가장 적은 수의 법안을 통과시켰고, 법정 시한 내에 예산을 채택하지 못해 연방정부의 셧다운을 초래하기도 했다. 정치적 타협의 결렬이 가속화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막대한 선거비용의 증가에 따라 특정 이해관계를 갖는 거액 기부자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항공산업의 발달에 따라 의원들이 평소에는 지역구에 머물고 필요시에만 워싱턴에 오게 됨으로써 의원들간의 대면 교류가 감소하였다는 것이다. 끝으로는 주지사가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후보자를 더 많이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구를 재조정하는 게리멘더링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틈새정보를 꼽을 수 있다. 최근의 케이블 티비나 소셜 미디어는 나의 현재 관심사와 생각에 집중해 채널을 선택하고, 다른 주제와 달갑지 않은 견해에 대해서는 아예 담을 쌓을 수 있다. 그 결과, 내가 선호하는 ‘정치적 틈새’에 파묻히게 되는 것이다.

10장 장래에 미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세가지 다른문제

우선 선거를 꼽을 수 있다. 투표권이 있는 미국 시민 중 거의 절반은 투표를 하지 않는다. 투표자격을 갖추었더라도 유권자로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표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선거 절차를 연방정부차원에서 초당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주 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당파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에 따라 유권자 등록을 까다로운 조건으로 설정하여 유권자 등록을 방해하는 것이다. 투표는 정부의 잘잘못을 평가하는 수단인데, 투표율이 낮은 이유가 유권자의 자발적 선택이든 아니든 유권자 등록을 위한 까다로운 조거은 유권자에게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행동하도록 만들며, 미국 민주주의의 기본 장점을 완전히 뒤집어 버린다.

두 번째는 불평등이다. 미국에서 빈부격차가 점점 커지는 이유는 정부정책과 민국인의 사고방식이 복합된 결과이다. 가난한 사람은 자신이 잘못해서 가난한 것이라는 믿음이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 비해 널리 퍼져 있다. 또한 가난한 사람보다 부유한 사람이 유권자로 등록하고 투표하며 정치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더 쉽기 때문에 정치권력이 부유한 집단에 호혜적 정책이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 미래를 위한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교육비에 투자하는 비용이 감소하고 있으며, 또한 미국 대학생의 실력이 세계기준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 또한 주별로 교육수준에 차이가 크게 나고 있다. 이는 미국이 과학과 테크놀로지 및 고급 노동 인력에 기초한 과거의 경쟁우위를 상실하게 한다.

미국은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미국은 세계 최강국으로서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직한 자기평가가 필요하다. 부유하고 영향력있는 소수에게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된 현상 자체가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인데도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와 영향력을 할애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 자신과 가족만이라도 살아날 방법만 궁리하고 있다. 미국에는 또하나의 중대한 결함이 있다. 다른 국가들이 실행해서 성공한 방법으로 교훈을 얻으려는 의지와 적극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미국 예외주의라는 믿음과 관계가 있다. 끝으로 미국은 국가적 불확실성과 실패를 쉽게 용인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미국은 전쟁에서 패하거나 점령당하거나 침략당하거나 거대한 변혁을 겪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에게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평안이 얼마나 일시적인 것인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불안정한 것인지 환기해주었으며, 아직도 국가뿐만 아니라 지구전체에 내재한 위기의 가능성들이 있고, 그것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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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저자는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이다.

그들은 트럼프 집권 당시 미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음을 걱정하며 이 책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하였는지 설명한다.

선출된 독재자는 그들을 제어하도록 설계된 민주주의 제도를 어떻게 허물어뜨리는가? 대부분의 경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며, 개별적인 사건만 놓고 본다면 어느 것도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보이지 않는다. 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독재자의 시도는 의회의 승인을 받고, 대법원으로부터 합법 판결을 받는 등 합법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심판매수는 언제나 도움이 된다. 오늘날 국가들은 공무원과 일반인의 잘못을 수사하고 처벌하기 위해 법원, 검찰, 정보기관, 국세청, 규제기관 등 다양한 사법기관을 운영한다. 이 기관들이 본연의 독립성을 유지할 때 행정부의 권력 남용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한다. 하지만 정권의 충신들이 이들 기관을 장악할 때 이러한 제도는 권력을 제어하기 위한 수사와 고발을 차단함으로써 잠재적 독재자에게 도움을 준다. 이러한 보호막 기능 외에도 독재자는 세무기관을 앞세워 야당 인사와 기업인, 언론인을 공격하고, 경찰을 이용해 야당 지지자의 시위는 탄압하면서도 친정부 인사의 폭력은 묵인하며, 정보기관을 이용해 정부 비판자를 감시하고 이들을 협박할 약점을 찾는다.

심판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난 뒤, 선출된 독재자는 정적에게 시선을 돌린다. 잠재적 정적을 다루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매수. 선출된 독재자들 대부분 정치·경제·언론 분야의 주요 인사에게 공직을 제안하거나, 노골적으로 뇌물을 먹임으로써 입을 틀어막거나, 적어도 조용하게 중립을 지키도록 강요한다. 매수되지 않은 선수들은 다른 방법으로 다룬다. 과거의 독재자가 종종 정적을 투옥하고, 추방하고, 암살했다면 현대의 독재자는 정적에 대한 탄압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혐의로 소송함으로써 합법으로 포장한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심판매수가 대단히 중요하다. 주요 언론인과 기업가들이 매수되거나 경기장 밖으로 쫓겨날 때 저항 세력은 힘을 잃는다. 독재정권은 그렇게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승리를 거머쥔다.

그러나 독재정권은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간다. 일명 운동장 기울이기,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이다. 독재자는 헌법과 선거시스템, 그리고 다양한 제도를 바꿈으로써 저항 세력을 약화하고, 경쟁자에게 불리한 쪽으로 운동장을 기울인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종종 공공의 선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되지만, 모든 제도를 권력자에게 유리하게 바꾸려는 속임수에 불과하며, 게다가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독재자는 수년, 혹은 수십년 동안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민주주의가 죽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한 가지 중요한 아이러니는 민주주의 수호가 때로 민주주의 전복의 명분으로 활용된다는 사실이다. 잠재적 독재자는 자신의 반민주적 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경제위기자연재해, 특히 전쟁과 폭동, 테러와 같은 안보 위협을 구실로 삼는다. 또한 시민들 역시 국가 안보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전제주의 조치에 더욱 관대해진다. 특히 개인의 안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러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대부분의 헌법은 국가 위기시 행정부 권한의 확대를 허용하고 있으며, 덕분에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은 전시에 쉽게 권력을 강화하고 시민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집중된 권력이 잠재적 독재자의 손에 넘어갈 경우, 그들은 합법적으로민주주의 제도를 허물어뜨릴 기회를 모색한다. 어떤 독재자는 이를 위해 스스로 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하며, 실제 위기든 만들어낸 위기든 잠재적 독재자는 자신이 권력을 잡은 과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 책을 읽으며 참 소름돋는 부분이 많았다. 미국의 이야기지만 미국만 걱정할 때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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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책을 고르기 위해 교보에 방문하였을 때,

표지와 제목에 혹하여, 사진을 찍어두었다가 나중에 알라딘에서 구매하였다.

전반부는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신선한 시각에 몰입되어 재밌게 읽었는데, 뒤로 갈수록 조금은 반복되는 느낌과 일관성있게 잘 쫓아가던 흐름이 갑자기 산개되는 느낌을 받았다.(나의 집중력이 부족한 것인지도...) 글쓰기를 잘 하려면 결국 글쓰는 사람의 삶자체가 휼륭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예전에 유튜브에서 뜬 영상에서 잠깐 봤을 때는 까칠한 분 같았는데, 글에는 인류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겨있다. ㅎㅎ

어찌되었든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책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고민하던 부분에 대한 답의 실마리를 책 속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최근 ChatGPT 를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나? 어떻게 ChatGPT가 몰고 온 변화의 바람 속에서 휩쓸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는데,

저자는 ChatGPT가 검색을 통해 자료를 찾고 적절한 편집을 통해 하나의 답을 내어 주는 데는 사람보다 빠르고 편하지만, 결국 '무엇을 찾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사람이 하는 것이며, 답을 찾는 과정에서 이것저것 연결을 할 때, 아무 관련도 없어보이는 것들을 연결하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존의 이미 알려진 방대한 지식을 검색하는 것은 사람이 ChatGPT를 쫓아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확한, 내가 원하는 답을 찾기 위해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들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영감'에 대한 부분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일상에서 느끼는 영감과 사색의 덩어리들은 글로 표현하지 않고 방치하면 정말 빠르게 어딘가로 숨는다. 문제는 이것들이 다시 내게 돌아오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중략)... 글을 열심히 쓰다가 중단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은 바로 '사라지지 않고 나를 괴롭히는 수많은 영감'때문에 일어난다. 이것들이 나중에 모두 걱정과 고민이 된다."(p.256) 

이 부분을 읽는 순간 정말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아 내가 평소에 답답한 이유가 바로 이거였어!'

불현듯 아주 멋진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나중에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다시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완성한 글은 뭔가 찜찜하다. 가장 좋은 생각을 놓쳤다는 마음에... 반면, 막연한 고민과 걱정으로 가득차 있을 때, 마음과 머릿속의 생각을 빈노트에 다 적어보면 가슴이 정말 후련해진다. 

가끔씩 더 꺼내어 볼 책이라고 생각했고, 끝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괴테와의 대화', 이어령 선생님의 '눈물 한 방울', 그리고 김종원 작가의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를 주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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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2차대전과 그 직후의 건지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각 주인공들이 편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처음에는 좀 어색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진진하고 빠져들게 된다. 각각의 편지 주인공 전지적 작가 시점이 되므로 그들의 생각과 감정들이 재밌게 읽히고, 또한 그들간의 오해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따뜻한 건지섬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2차대전을 더 열정적이고 인간적으로 살아가려했던 엘리자베스의 삶을 다룬 이야기이며, 줄리엣의 사랑이야기이기도 하다.

북클럽 소재로 여러 책들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고, 러브스토리는 "오만과 편견"만큼 격정적이진 않지만, 충분히 긴장감있게 진행되어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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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독서통신 연수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의 표지를 보면 "28살 평범한 청년은 어떻게 단 1년만에 MIT 4년 커리큘럼을 끝낼 수 있었을까?"라고 쓰여 있다. 이 문구가 나의 흥미를 자극하였다. 평일 낮에는 회사에서의 과도한 업무와 퇴근 후에는 육아, 가사 등으로 나의 시간은 점점 부족해지고, 반면 업무적인 측면이나 자기계발 측면에서 학습에 대한 욕구는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책의 제목과 이 책의 표지를 보았을 때, 이 책은 이런 상황에 있는 나에게 무언가, 엄청난 빠르고 효과적인 학습능력을 알려줄 수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책을 펴자마자 든 느낌은.."낚였다..."이다. MIT에서 정규 학습 과정을 엄청난 학습 능력으로 단기간에 수학해낸 것이 아니라, MIT의 강의내용이 온라인으로 공개되는 'MIT 오픈코스웨어' 플랫폼을 통해 본인만의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학습한 것이다. 다만 책 표지의 광고내용은 낚시성이 다분하지만...그래도 저자의 학습 과정에 대해서는 배울 점이 있다. 저자는 9가지 법칙을 제시한다.
1. 메타 학습
- 메타학습이란 '학습에 관한 학습'을 의미한다. 즉, 왜 그 기술 또는 지식을 배우려 하는가, 그렇다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확히 획득해야할 지식과 능력, 정보는 무억인가, 그리고 어떤 환경, 자원, 방법을 이용하여 학습해 낼 것인가의 why, what, how 3가지를 고민해야 한다.
2. 집중하기
- 위대한 지적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공통 점은 깊이 집중하는 능력이다.
3. 직접하기
- 강좌를 듣기보다는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다. 필요한 지식을 강의로 배우기보다, 직접 해보는 것이다.
4. 특화학습
-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만 집중적인 노력을 투입하는 것이다.
5. 인출
- 읽고 또 읽고, 예습하고, 복습하기보다, 자유회상이 빠른 학습에 가장 도움이 된다. 자유회상이란 이전에 공부한 것을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기억해내는 시험을 말한다. 저자가 한 예로 제시하는 방법이 굉장히 흥미로운데, 저자는 책을 한권 다 읽거나 강의를 들은 후, 빈 종이에 기억나는 것을 모조리 적는 방법을 추천한다. 그러면 독서나 강희 수강 후 사실 본인이 배운 것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자신이 모르고 있는 부분에 대해 명확히 인지할 수 있게 된다.
6. 피드백
- 즉시성 있고, 정확하고, 강도 높은 피드백은 학습효과를 극대화한다.
7. 유지
- 학습한 지식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망각되기 시작하므로, 공백, 절차화, 초과학습, 연상기호 등의 전략을 통해 기억을 유지해내야 한다.
8. 직관
- 다르게 생각하고,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의심하여 더욱 깊은 배움의 단계로 들어간다.
9. 실험
- 끊임없이 실험하고 수없이 실패하라. 실험은 서로 다른 것을 한데 묶어주고,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방식은 제거된다.

저자의 학습방법은 급속도로 변하는 세상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일한 교육이 더이상 의미가 없어진 시대에, 더이상 정규 학업과정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오늘날 본인만의 학습 커리큘럼을 짜고, 본인의 필요와 본인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학습을 한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실제 저자는 '1년 안에 MIT 끝내기' 외에도 '1년동안 모국어인'영어없이 살기' 등 본인만의 다양한 학습 목표를 세우고, 본인만의 방법을 성공적으로 학습해내고 있다. 나도 낡은 '주입식 교육'의 영향에서 벗어나, 나에게 필요한 지식은 내가 직접 커리큘럼을 짜고, 내가 직접 학습하며 체득해 나가는 연습을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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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을 사러갔다가, 우연히 집어서 보다가, 데리고 온 책이다.

이러한 예정에서 벗어나는 일은 새로운 만남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설렌다.
결론적으로 홍익학당이라는 유익한 인문학, 철학 배움터를 알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저자만의 노하우를 정리한 것이라, 내용도 간결하고 쉽게 전달된다.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심리학에서는 '확증편향'이라고 정의합니다. ... 이런 오류를 막으려면 일단 '판단을 멈춰야' 합니다. 무의식적인 판단을 멈추고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상태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기위해서 저자는 '몰입'해야 한다고말하며, 몇가지 팁을 전달한다. 그리고 메타인지 개념을 설명한다.

메타인지, 생각을 인지하는 능력, 자신의 생각을 보는 또 다른 인식

우리가 몰입을 통해 메타인지를 활성화시키면 시야가 넓어지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기존의 것들을 낯설게 볼 수 있게 되며,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선명한 직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메타인지가 제대로 작동하고, 나아가 생각을 명쾌하게 정리하려면 치러머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 즉 '정보나 생각의 모호함을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런 모호함이 결과적으로 생각정리나 창조적 대안을 산출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오류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내가 '선명하게 안다는 것'은 그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현재 생각을 정확하게 정리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을 명확히 구분해야하며, 또한 알고 있다는 생각하는 것 또한 새로운 시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가장 도움이 됐던 내용이 있다. 생각정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저자의 팁이었는데, 그것은 바로 일상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마음속의 "찜찜함"에 집중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생각정리를 하거나 일을 할 때도 이런 징후나 전조증상, 쉽게 말해 '찜찜함'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런 찜찜함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대응할 수 있다면 큰 위기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 핵심은 찜찜함이 느껴지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 '성인(聖人)은 단지 기미를 알아 잘 대응한다.' 여기서 기미가 바로 '찜찜한 기색'을 말합니다. 여러분이 생각정리를 할 때도 이런 찜찜함이 느껴지면 반드시 그 생각을 둘러싼 여러 요소들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돌아보면 찜찜함이 남아 있었던 일은 뒤에 문제가 되거나, 잘 해결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아주 좋은 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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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대 작가님의 "내가 글을 쓰는 이유"

강추.

읽는 내내 느낀 점은, 이렇게 솔직할수가...그리고 솔직함은 정말 진실하게 다가온다는 것.

그리고 줄리아 카메론이 아티스트 웨이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이거였구나...라고 깨달았다.

한장을 넘길 때마다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무한히 했다.

내용은 심플하다.

잘 나가던 대기업 사원에서, 순간의 실수로 감옥에 가게 되지만, 글쓰기를 통해 다시 태어난다는 저자의 실화이다.

"묘한 경험이었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할 때는 흐르지 않던 눈물이 글로 적을 때면 어김없이 흘러내렸다. ... 일상의 모든 것, 순간순간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들, 하고 싶은 이야기들, 그야말로 모든 것을 쓰고 있었다."

"그토록 오랜 시간 주위에서 술을 조심하라고 타이를 때는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더니 내가 만들어낸 글귀 한 줄이 무섭게도 나를 잡아끌었다.."

"생각은 말 그대로 의식이다. 하지만 글로 적는 행위는 생각 너머에 있는 무의식을 움직이기 때문에 생각만 하는 행위보다 엄청난 에너지를 가져올 수 있다."

"힘든가? 힘들다고 쓰자. 고통스러운가? 고통스럽다고 쓰자. 더럽고 치사해서 견딜 수가 없는가? 다 때려치우고 싶다고 써보자. 쓰는 순간 달라진다."

"글쓰기를 하고 난 후로부터 세상의 모든 일을 그저 바라보듯 할 수 있게 되었다. 때로 강물은 출렁이기도 하고, 바위를 지나치며 거품을 일으키기도 하고, 비가 올 때면 거세게 몰아치기도 하지만 지켜보는 나에겐 여전히 강물이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만 눈에 보이지 않는가. 나는 그렇게 강물을 바라보듯 편안하고 안정된 마음으로 세상일들을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글이 정말 간결하고, 담백하고 쏙쏙 박힌다. 글을 잘써서인가? 아니면 본인의 경험을 진솔하게 얘기하고 있어서인가...감탄 또 감탄.

 

"다 쓰고 나면 이제 가만히 문제를 들여다보자. 혹시 누군가 이걸 보지나 않을까 싶은 막연한 두려움에 문제를 조금 포장하지는 않았는지. 아니면 덜 심각하게 보이려고 애쓰지는 않았는지 확인해보자. 완벽하게 문제를 있는 그대로 적었다고 확신한다면 이제 그 문제를 문자로 읽어 보자. 가슴속에 담겨있을 때와는 분명 느낌이 다를 것이다. 문자로 변형된 나의 고민은 이제 머리와 가슴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로 해결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문제를 문제로 보이게 하지 않고, 그저 존재하는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 문제는 해결을 필요로 하지만 사실은 그냥 놓아두면 된다."

글이 심플하게 잘 전달될 뿐만 아니라... 저자는 본인의 경험을 통해 얼마나 큰 경험을 한 것인지... 글쓰기라는 행위 하나를 통해 깊은 깨달음까지 전한다.

"글쓰기는 그 사람이 아니라 나의 감정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도록 조언해주었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아니라 내 가슴 속에 담고 있는 원말, 짜증, 분노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글을 쓰는 동안 머리와 심장과 손끝, 그리고 눈의 각막이 글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무의식은 글의 내용을 절대 지워지지 않는 창고에 보관하며 '진실'로 규정한다."

정말 멋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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