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말을 논리적으로 잘 하고 싶어서 고른 책이다.

 

저자는 일본 최고의 광고회사 덴쓰의 카피라이터인데, 읽자마자 머릿말에서 바로 뒤통수를 강하게 때린다.

 

상대방에게 나의 생각을 말로 잘 전달하고 나아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먼저 자기 의견, 즉 생각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 내면의 말에 귀 기울여 나의 사고를 심화하고, 이것을 밖으로 전달하는 말로 바꾸어 표현하는 흐름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말을 잘하려면 결국 생각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의견이 없으면, 즉 말로 표현할 '생각'이 없으면 도대체 무엇을 말로 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문득 떠오른 것을 그대로 내배터나 상대의 말에 반사적으로 대답하는 것밖에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의 머릿속에는 '이 사람은 아무 생각도 없구나'라는 오해에 의한 일방적인 평가만 남을 것이다.

 

내가 이러한 화술에 관한 책들을 보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나의 생각을 전달하고 이해 시키기 위함이다. 하지만 저자는 정말 말을 잘하는 사람은 이해를 넘어 납득시키고, 더 나아가 공감과 공명의 단계에 이른다고 얘기한다. 사실 나는 뭐가 다른지도 잘 몰랐는데, 이해는 머리로 이해, 납득은 머리와 마음으로 이해, 공감과 공명은 머리와 마음으로 이해하고 거기에 청자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이는 단계라고 한다. 말을 정말 잘하는 사람은 아예 처음부터 말하는 의도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에 떠오르는 모든 감정이나 생각은 이런 내면의 말을 불러 일으킨다. 이 사실을 깨닫고 의식을 집중하면 모든 행동의 원천이 되는 '사고'가 풍부해진다.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머릿속에 어떤 내면의 말이 생겨나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면 밖으로 향하는 말도 자연스레 가다듬어진다.

 

평소에 자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등을 파악하고, 그러한 생각이나 감정을 머릿속에서 꺼내 '눈에 보이는 형태', 즉 글로 남겨야 한다. '어떨 때 어떤 내면의 말이 떠오르는구나', 같은 경향을 파악하고,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면 이렇게 해보자'라는 식으로 생각을 뻗어 나가게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을 잘하고 싶은데, 결국 글쓰기로 귀결된다.

 

역설적이게도, 말하고자하는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전체상을 파악했을 때야말로 간단명료하게 말하는 게 가능해진다. ... 머리에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정확한 언어로 바꾸고 조합하여 부족한 문맥을 보완해 가는 과정을 실행해봐야 한다. 그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비로소 내면의 말이 선명해지고 점차 사고가 축적되어 두터워진다. ...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을 내버려두지 말고 낱말이든 구절이든 종이에 적어서 가시화해보자. 그러면 생각이 부족한 부분이나 생각한 내용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1. 내면의 생각에 집중하고, 2. 떠오르는 말을 종이에 적고, 3. 그 말을 중심으로 생각을 확장해 나가고 깊이를 더하는 것이다. 앞서 읽은 '0초 사고'와 내용이 일맥상통하여 더 흥미 있었다.

 

저자는 이러한 내용외에 사고를 심화하는 방법으로 7단계의 절차를 제시한다.

1. 산출 : 종이에 적기

2. 연상과 심화 : T자형 사고

3. 그룹화 : 비슷한 생각끼리 분류

4. 관점의 확장 : 생각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

5. 객관성 확보 : 시간을 두고 생각을 숙성

6. 역발상 :거꾸로 생각하기

7. 다각적 사고 :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그리고 이러한 심화된 사고를 통해 정리된 생각을 표현할 기술로 비유, 반복, 대구, 단정, 돈호와 과장 등의 표현기법을 제시하고, 이외에도 자신만의 노하우 7가지를 추가로 제시한다. 이중 다섯번째 노하우인 "동사로 인상을 바꾼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이 길을 전속력으로 달렸다"는 말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보통 수식어를 넣어 "나는 이 길을 정신없이 달렸다", "나는 이 길을 심장이 터지도록 달렸다", "나는 이 길을 땀범벅이 되도록 달렸다"와 같이 표현하지만, "나는 이 길을 질주했다", "나는 이 길을 달음박질쳤다"와 같이 수식어보다 의지가 깃들어 있는 동사를 사용함으로써 훨씬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말을 잘하고 싶어서 고른 책이었는데, 내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좋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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