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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2차대전과 그 직후의 건지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각 주인공들이 편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처음에는 좀 어색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진진하고 빠져들게 된다. 각각의 편지 주인공 전지적 작가 시점이 되므로 그들의 생각과 감정들이 재밌게 읽히고, 또한 그들간의 오해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따뜻한 건지섬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2차대전을 더 열정적이고 인간적으로 살아가려했던 엘리자베스의 삶을 다룬 이야기이며, 줄리엣의 사랑이야기이기도 하다.

북클럽 소재로 여러 책들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고, 러브스토리는 "오만과 편견"만큼 격정적이진 않지만, 충분히 긴장감있게 진행되어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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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책이다.

삼국지를 알아가면서, 주인공 뿐만 아니라, 점점 여러 인물들에도 관심이 많아졌는데, 특히 사마의가 매력적이다.

 

그는 익히 잘 알려진 것처럼 "인내의 화신"이다. 

조조의 구박, 제갈공명과의 대결 등 온갖 시련을 다 이겨내고 결국 삼국시대를 종결짓는 인물이다.

그래서 지난번에 읽은 책의 제목처럼 "삼국지 최후의 승자"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종전의 사마의에 관한 책들과 내용은 비슷하다. 그가 얼마나 신중하며, 얼마나 잘 참는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다만 잘 알려진 몇몇 일화들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역사적 기록들에 근거해 그의 일대기를 소설처럼 서술한다.

그래서인지 읽기도 매우 편하고, 분량 575페이지에 비해 읽기가 매우 수월하다.

 

주옥같은 문장들이 많다.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은 발산하는 방식이다. 젊었을 때는 자신의 재능과 청춘을 아낌없이 쏟아 붓는다. 이 경우 나이가 들어서는 젊었을 때 빌어놓은 밑천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반면 사마의의 인생은 수렴하는 방식이다. 사마의는 70 평생을 살아오면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 그리고 다른 사람의 경험과 교훈을 차곡차곡 모았다. 눈덩이를 굴리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경험과 교훈이 쌓이게 된 것이다. 석양이 차란한 이유는 온종일 햇빛을 거둬들이기 때문이다.

 

사마의의 삶을 정말 잘 묘사한 구절이다. 삼국지 영웅들이 젊은 나이에 군주의 눈에 띄고, 조금이라도 재능을 뽐내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사마의는 평생을 눈치보고, 조마조마하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많은 영웅들의 장점을 흡수하고, 그들보다 자기보전에 뛰어났으며, 결국 삼국지 최후의 승자가 된 것이다.

 

저자는 엄청난 분량의 책 속에서 사마의의 인간적 장점에 대해 서술하지만, 마지막에 반전을 제공한다.

 

역사를 길게 늘여보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제갈량은 생전에 실패했지만 청사에 아름다운 이름을 남겼고, 사마의는 생전에 성공했지만 후세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실패했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삼국을 통일하는, 성공의 삶이었지만, 역사의 흐름안에서 그가 만든 "진"나라는 실패의 나라다. 아주 짧은 시간 존재하고 다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제갈량은 삼국통일에는 실패하였으나, 그의 고매한 이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이루어지길 바랬던 것이어서, 그는 실패한 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상적으로 기억되게 된다.

 

누구의 삶이 더 의미가 있는 삶인가? 인간은 역사를 생각하기에는 너무 짧은 삶을 산다. 그런 인간이 자신의 한 평생의 승리를 위해 사는 것과 자기 후세 사람들까지 생각해서 숭고한 삶을 사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위대한 삶인가? 많은 것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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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읽자"에 이어, 인문학의 생각읽기 6권 "달라이 라마의 생각을 읽자"를 선택하였다. 10권의 시리즈로 이루어져있으나,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므로, 읽고 싶은 책부터 읽어도 상관이 없다. 달라이 라마는 어떤 분일까?

 

달라이 라마 티베트의 정치와 종교의 지도자로서, 중국의 티베트 침공에 저항하여 "티베트의 자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중국인을 미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중국인과 티베트인 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는 다 연결되어 있고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예로 머그잔을 들어 설명한다. 머그잔 하나가 내 앞에 오기까지, 원재료인 진흙, 도공의 손, 택배기사의 손 등 수많은 존재, 사건, 인연 등이 있었으며, 머그잔은 이러한 연관들의 총합이라고 설명한다. 

 

성인들이 도달한 모든 진리는 일치하는 것일까? 지난번 장자호접지몽 파트를 읽을 때 생각이 들었다. 인용하면,

 

장자가 보는 세계는 모든 사물이 서로 얽히고 설킨, 장주가 나비가 되고 나비가 장주가 될 수 있는 상호합일, 상호침투, 상호연관, 상호의존, 상호변화하는 세계를 말하고 있다. 또 다른 예를 들어,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라는 시를 보자.

 

(중략)...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달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중략)...

 

장석주 시인은 대추 한 알을 그저 대추로 보지 않고, 대추를 있게 한 다른 요소들을 보고 있다. 태풍, 천둥, 벼락, 무서리, 땡볕, 초승달 .... 이러한 요소들이 대추 한 알에 들어 있다고 노래한다.



달라이 라마 역시, 눈앞에 보이는 머그잔이 단순히 머그잔이 아니라, 그 안에 많은 사건과 인연들이 담겨 있으며, 홀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이며, 그러하니 실체가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무슨 말일까? 이 머그잔을 무한히 작은 요소로 쪼개고 또 쪼개어 미립자 단위까지 쪼개면, 에너지와 파동 정도만 남고 물질적으로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의 개념이다. "공空", 즉 "비어 있는"것이지만 여러 사람들과 여러 관계들과 여러 상황들의 인연의 총합으로 상호의존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가 있기에 상호의존적으로 존재할 수 있음을 생각하면, 자비심, 보리심, 애타심을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한가지 연습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부정적 상황에 대응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어떤 감정이 떠오르면 그것을 곧바로 좋다, 싫다 이분법으로 분류하려 하지 말고, 한발작 물러서서 현실과 상황을 관조한다. 지금 나의 감정은 무엇으로 인한 것인지, 나의 반응은 적절한 것인지... 그러면 작은 일에 아웅다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문제에 해답이 있다면, 답을 구하고 해결을 하면 될 것이고, 해답이 없다면 고민해봐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수행의 반복을 통해 일정 정도의 수준에 이르면 이른바 뇌가소성에 의해 신경세포가 재구성 되어 뇌가 움직이는 방식을 긍정적 방식으로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최종적으로 인류의 "행복"을 꿈꾸며,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경외심과, 인간과 자연을 아우르는 보편적 책임의 개념에 바탕을 둔 평화의 철학을 주장해 온" 공적으로 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

 

대가 자신의 주인이다. 그대의 미래는 온전히 그대에게 달려 있다. 누구도 그대의 내생을 돌봐 줄 수 없으며 현재는 그대의 어깨 위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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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생각읽기 시리즈 10권을 구매하였다. 사실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싯다르타"를 읽으며, '헤르만 헤세'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고, 그러던 차에 헤세에 관한 책을 찾다가, 이 시리즈를 알게 되었다. 시리즈가 모두 재밌을 것 같아 한번에 구매하였다.

구매를 하게 된 동기는 헤르만 헤세였지만, 촘스키에게 관심이 가장 먼저 갔고, 2권인 "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읽자"를 가장 먼저 읽게 되었다.

책은 만화로 되어 있어 읽기도 수월하지만, 만화로 되어 있음에도 적당히 무게감있는 내용을 전달하여 기분좋게 읽었다.

촘스키는 미국의 베트남 전쟁 반대, 이라크전쟁 비판미국의 살아있는 양심으로 불리우는 학자이다.

촘스키는 미국이 힘의 논리로 만든 세계 질서 안에서 세계는 법이 아닌 무력과 강대국들의 힘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한 예로 테러와의 전쟁, 평화유지라는 명분을 앞세운 여러 전쟁들, 그리고 핵확산 금지조약에 서명을 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가 미국이며, 또 지구온난화 관련 국제기구의 협약에 서명하지 않은 나라도 미국임을 들고 있다.

이렇게 미국을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장본인으로 지적하면서, 그 핵심에는 미국정부가 아닌 미국의 대기업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미국의 정치가 경제권력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기업은 이윤극대화를 위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수익을 추구하므로, 도덕성이나 윤리의식이라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신자유주의에 편승하여 다국적 대기업으로 성장하여, 경제적 이윤 추구행위에 자국의 이익보호라는 명분으로 미국정부를 동원하는 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정치권력은 선거운동에 드는 막대한 자금을 대기업으로부터 후원받게 되므로, 정치권력은 기업에 종속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더하여, 민주사회에서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해야할 언론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언론도 결국 기업이며, 이윤을 극대화하여야 하는데, 결국 대기업의 광고 수입원에 의지할 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그 결과 언론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은 커녕 대중의 심리를 조작하는 데 이용될 뿐이라고 비판한다. 그 방법에는 같은 사회현상을 두고도 정치권력이 원하는 방향으로 프레임을 짜서 보도하거나, 스포츠, 오락 등을 통해 정치에 무관심해지도록 만들고, 지엽적이고 자극적인 일에 몰두하게 만드는 방법들이 있다.

끝으로 촘스키는 지식인의 역할이란 사람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며, 권력에 속절없이 속아 넘어가지 않도록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창조성을 길러주는 교육이 중요하며, 사회 변화를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행동을 강조하고 있다.

촘스키는 마치 진보 언론인인 것 같지만, 사실 촘스키는 언어학자이다. 이처럼 이 책은 촘스키에 대해 개괄적으로 이해하기에, 또는 입문단계로서 아주 좋은 책인 것 같다. 그에 대해 잘 알게 되었으며, 또한 그에 대한 더 깊은 관심이 생겼다. 촘스키가 기업의 영리활동을 너무 나쁘게만 보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가 쓴 책을 보면 그의 논리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으지 않을까 싶다. 그가 쓴 책들을 이어서 읽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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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앞뒤의 광고문구가 현란하다. 청각장애의 한국소녀가 장애를 극복하고 한국어, 일본어, 영어, 스페인어 4개국어를 마스터한 후 모든 상경계열 구직자들의 꿈의 직장인 골드만삭스에 입사하여 일하고, 현재는 크레디트스위스에서 법무심사관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어제 저녁에 잠깐 잠이 들어 한 시간정도 잤더니 밤에 잠이 안와, 이 책을 다 읽고 잤다.

장애를 극복하고, 장애가 없는 일반인들도 해내기 어려운 대단한 일들을 해낸 한국판(사실, 거의 일본판) 헬렌 켈러로 비유되는 스토리이다.

그녀는 자신의 성공요인으로 부딪쳐봐라(배짱), 즐겨라(여유), 하면 된다(기백) 등 3가지 신념과 대화, 상상력, 다정함 등의 3가지 습관을 꼽는다.

그리고 그녀의 힘겨운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부모님의 이혼, 부모님에게서 분리되어 여기저기 맡겨진 삶을 살고, 청각에 장애가 생기게 되고, 일본으로 넘어가서도 다른 가정집에 얹혀 살다, 술집을 운영하는 친엄마와 다시 살기까지... 그녀는 계속 여기저기 맡겨지고 떠돌아다니게 될 뿐, 한번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산 적이 없다. 그러다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이 스스로 삶을 선택하기로 결심한다. 영국유학을 떠난 것이다. 귀국 후 그녀는 유명한 제지업체에 취직을 하지만, 다시 우울증에 직면한다. 장애를 극복한 멋진 비즈니스 라이프를 영위하지만, 사실 그녀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그때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지금 내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 마주 보고, 내가 무엇을 원하며,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찾아냈어야 했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응시하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없는가? 왜 할 수 없는가? 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
이것이 정리되지 않으면 한 발도 앞으로 내딛을 수 없다는 것을 그때는 미처 몰랐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 채 보통 사람들처럼 살려고 노력하니 힘에 부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여행을 떠난다. 3년에 걸쳐 30개국을 여행하고, 귀국 후 골드만삭스에 입사한다. 골드만삭스는 학벌보다는 그녀의 경험과 장애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그녀를 특별하게 보고 채용한 것 같다.

그녀는 스스로도 청각장애가 있어서 이러한 감사한 삶을 살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녀의 청각 장애는 그녀에게 다음과 같은 깨달음을 주었다.

무엇보다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내게 무슨 문제가 있는가, 왜 문제인가,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한가'를 스스로 알아야 한다. ...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서 객관적으로 자신을 응시하고, 자신을 안 다음 단계가 다른 사람과의 대화이다. ...
이 때 내가 요구하는 바를 명확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하려면 상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한 채 하는 대화는 나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면 당장은 일이 해결되더라도 더 이상의 진전은 없다. 이 때 중요한 것이 상상력이다. 상대가 자란 환경, 교육, 국적, 종교 등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반응은 완전히 달라진다. 따라서 상대에게 이해받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상상을 해본 후 대화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청각 장애가 오히려 그녀로 하여금 상대방의 의사를 더 잘 받아들이고, 자신의 의사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게 하였고, 이것이 그녀의 강점이 되었던 것이다.

주로 어린 시절의 고난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외국어 학습법 및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 입사의 과정에 대한 내용은 자세히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 정상의 귀를 가지고 있는 나는 오히려 더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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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三國志)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특히 남성이라면, 초중고 때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만화게임을 안해 본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서로 자기들끼리 "난 유비야", "내가 유비야", "여포가 제일 쎄", "아냐, 관우가 더 쎄", "제갈공명이 제일 똑똑해", "아니야, 곽가가 살아 있었다면, 제갈공명은 상대도 안 됐을거야" 이런 끝이 없는 논쟁을 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나는 정말 진짜 한번도 유비, 관우, 장비를 좋아해 본 적이 없다 ㅋㅋㅋ

삼국지도 게임으로 먼저 배워서, 삼국지 무장쟁패1조자룡을 가장 좋아하였었다.

 

그리고는 이문열 삼국지를 접하였다. 그래서 그런가?ㅋㅋ 나는 조조가 가장 좋다. 실제로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하였으므로.

 

그런데, 삼국을 실제로 통일한 사람은 유비, 조조, 손권 중 누구일까? 이 셋 중 누구도 아닌 사마의손자 사마염이 통일을 한다.

 

그런 사마의는 누구일까? 바로 조조의 부하로 있었으며, 삼국지 주인공들의 죽음 이후, 제갈공명의 유일한 라이벌로 경쟁을 펼친 사람이다. 삼국지 소설에서는 제갈공명에 비해 대등하지는 않고, 다만 밀리지 않는 정도(?)라 할까?

 

이 책은 그러한 사마의에 대한 재평가를 하는 책이다.

 

사마의는 삼국지의 많은 인물들과 달리 전쟁에서 승리하여 영웅이 되려하거나, 난세를 종결시키겠다는 대의는 없었다. 그는 자신을 드러내기도 좋아하지 않았고, 조조가 등용하기 위해 몇 번을 불렀으나, 병을 핑계로 나아가지 않았다. 당시 인재들이 너도나도 조조, 유비, 손권 등의 세력에 가담하기 위해 애썼던 걸 생각해볼 때 특이하다. 또한 그는 등용된 이후에도 순욱, 순유, 정욱, 가후 등 조조의 걸출한 책사들에 비해 전혀 활약이 없고, 두드러진 계책을 낸 적도 없다. 그야말로 존재감 무!

 

저자는 이러한 사마의를 최적주의라고 해석한다. 공을 세워봤자, 주변의 견제만 받을 테고, 책임만 늘어나고, 자신의 안위와 가족의 보존을 위한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삼국지의 후반에 제갈공명에게 이기지 못한 것이 아니라, 일부러 이기지 않은 것이라 해석한다. 제갈공명 처럼 촉의 전권을 가지고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며, 위나라의 신하로서 조씨 가문의 견제와 개국공신들의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제갈공명이 사라지게 된다면 본인의 존재가치가 떨어지게 될 것이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마의는 제갈공명을 이기지 않고 위나라의 위협으로 남겨둠으로써 사마의 자신도 자신의 지위를 보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점점 위나라 안에서 본인의 위상을 높여가고, 결국은 손자대에 이르러 위나라를 진나라로 바꾸고 삼국을 통일하는 기틀을 다지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사마의를 보며, 정판교난득호도(難得糊塗)라는 시를 소개한다.

 

총명해 보이는 것도 어렵지만 바보처럼 보이기도 어려운 법이다.

그러니 총명한 자가 바보처럼 보이기는 얼마나 어렵겠는가.

총명함을 내려놓고 일 보 뒤로 물러나라.

하는 일마다 마음이 편할 것이다.

그러면 바라지 않아도 복이 올 터이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사마의는 천재들 속에서 자신의 역량이 지닌 한계를 느끼며 항상 조심하면서 행동하는 데 훈련이 되었다고 보면 지나칠까.

 

나 또한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와, 똑똑한, 일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내가 이 안에서 잘 버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어서, 왠지 와닿는 문구였다.

 

그리고 책 안에는 재밌는 비유가 있다. 삼국지연의 전에 전상삼국지평화(全相三國志評話)라는 삼국지 관련 소설이 있었는데, 이 소설은 삼국지의 내용을 꿈속에 나타난 재판형식을 빌려서 이야기한다. 초한지와 내용을 연결하여, 하이브리드(?)라고 할까?ㅋㅋ 재판에서 원고는 한신, 팽월, 영포이고, 피고는 한고조 유방과 여후, 그리고 사마중상이라는 인물이 재판을 주재한다. 즉 초한지에서 토사구팽을 당한 세 장군이 원고이고, 그들을 토사구팽한 유방과 여후가 피고인 것이다. 그리고 각각 죗값에 따라 환생하는데, 한신은 조조로, 팽월은 유비로, 영포는 손권으로, 유방은 헌제로, 여후는 헌제의 정실부인 복황후로, 그리고 사마중상은 재판을 잘 마무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사마의로 환생한다.ㅋㅋㅋ

 

대단한 상상력이다ㅋㅋㅋ그러면서도 정말 공감이 간다. 한신의 죽음은 정말 얼마나 안타까우며, 통일 이후 한고조 유방은 얼마나 무책임하고, 여후는 얼마나 극악무도했던가. 상상만으로도 통쾌하다. 한신이 조조로 환생하여, 유방의 후손인 헌제를 몰아내고 위나라를 세운다니... 그리고 저자는 여기서 이 재판을 주재한 사마중상이 공로를 인정받아 사마의로 환생한 것에 주목한다. 공로를 인정받았기에, 결국 삼국을 통일한 최후의 승자사마의로 환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쨋든 재밌게 읽었다.^^

 

최근 사마의를 주인공으로 한 중드 "사마의 : 미완의 책사"가 재미있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한번 봐야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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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유명하신 홍정욱 님의 7막7장을 우연한 기회에 이제야 읽었다.


유명 배우의 아들, 하버드, 국회의원, 코리아헤럴드 사장 등 워낙 유명하기에 잘은 모르지만서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이외에도 알고 보니 내가 이마트가면 애용하는 올가니카 착즙쥬스 회사 사장이고, 내가 교보문고에서 애용하는 올재재단의 이사장이셔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올가니카 착즙쥬스는 가격이 좀 있지만 품질이 좋아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있고, 올재재단의 고전들은 뭐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독자들이 출판을 기다리는 재단이다.


그는 어떤 사람이기에 지금 이런 길을 걸어오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이 책은 1993년에 그의 유학생활까지의 삶을 그의 삶의 2막까지로 비유하여 써낸 자서전 같은 에세이다. 그리고 2003년에 그 후 10년간의 짤막한 이야기를 덧붙여 출판한 개정판이다.


읽은 소감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란 느낌과 너무 완벽하여 오히려 인간미가 약간 부족한 느낌이다.

(개정판을 냈을 때가 지금의 나보다 젊은 나이다 ㅎㅎ)


책의 2막까지 내용이나, 이후 언론사 인수, 국회의원의 삶까지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을 롤모델로하여 달려온 그의 삶은 정말 한치의 오차도 없는 조각같다.

 

알려진 바와 같이 배우 남궁원의 아들이지만, 책 속에서는 그의 어머니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의 유학생활에는 물심양면으로 어머니의 헌신적인 원조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어머니가 다 그럴 것이고, 나 역시 오직 나의 교육을 위해 올인하셨던 나의 어머니가 생각이 났다.


그의 방대한 독서량에서 비롯된 수많은 인용과 풍부한 표현이 그의 지식에 감탄하게 하며, 한편으로 절로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많은 것을 경험한 것인지... 23살 나이에 이런 표현을 싫기도 한다.


모든 일에는 어찌 그리 합당한 이유와 목적이 있는 것인지 

아, 삶의 구석구석이 경이롭지 않을 수 없다.


그의 7막에는 어떤 이야기가 적힐 것인지.


하늘의 명과 인간의 명을 헤아리는 지혜를 주소서.

삶과 삶이 지닌 모든 것을 사랑하게 하소서.

멈추지 않는 삶이게 하소서.

제 뜻이 당신의 택함 속에 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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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에 여러가지 책을 넣고 다니는데, 표지가 고무재질로 된 다이어리와 맞물려 표지가 살짝 구겨졌다...ㅜㅜ(읔..내 책...)

 

일단 책 제목이 너무 멋있다 ㅋㅋ "13억분의 1"이라니...

말그대로 13억분의 1의 남자시진핑총서기가 되기까지의 비화(?)가 일본인 기자의 시선에서 쓰여져 있다.

 

시진핑의 일대기는 아니고, 장쩌민, 후진타오, 리커창, 보시라이 등 쟁쟁한 인물들 간의 정치적 술수와 음모 사이에서 시진핑이란 남자가 선택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내용은 거의 소설처럼 술술 읽힌다. 삼국지나 초한지를 읽는 느낌도 있고, 중국은 원래 이런 모략과 술수가 넘쳐나는 나라인가..라고 한번 웃고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어 내려갔다.

 

동양고전의 나라답게 읽는 동안, 중국의 많은 고전의 문구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많다.

1997년 당대회에서 서열 344위이던 시진핑은, 준비된 후계자였던 리커창을 2007년 당대회에서 역전한다. 시진핑 6위, 리커창 7위. 10년 동안 둘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중국은 정말 재미있는 나라인 것 같다. 초한지를 읽으면서도 정말 아무 능력도 없는 동네 건달 유방이, 명문가 출신의 위대한 장군이었던 항우를 이긴 것도 정말 의아했는데,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은퇴 후에도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려했던, 올드보이들 장쩌민과 후진타오의 권력싸움이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자신들의 라인을 후계자로 만들고 싶어했으나, 서로의 후계자를 흠내는 사이 시진핑이 부각된 것이다.ㅋㅋ 자기 자신만의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운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도덕경에서 말하는 것처럼 시진핑은 아무것도 하지않는 것처럼 보이고, 우둔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런 흐름을 읽어내고 준비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안하고 우둔해보이던 사람이, 두 노련한 올드보이들의 욕심을 이용해 결국 둘다 꼼짝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장면에서는 그의 엄청난 카리스마와 내공이 느껴진다.

 

보시라이 사건도 진짜 중국소설 같은 내용이었다. 특히 그의 아내의 끔찍한 만행은 한고조 유방의 아내인 여치를 바로 떠올리게 할 정도로 끔찍했다. 정말 소설같았다. 대륙의 스케일인가.. 

 

곳곳에 일본인 기자인 저자의 일본중심적 사고가 좀 거슬리기도 하였지만,(총서기가 되려면 일왕을 만나야한다는 늬앙스나, 센가쿠 관련 자국 옹호 늬앙스...) 시진핑이란 남자와 중국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작년에 중국어를 공부할 때, 후배가 중드 "랑야방"을 추천해준 적이 있는데, 이 기회에 한번 봐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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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싯다르타.

 

단숨에 읽었다. 데미안 등 원래 헤르만 헤세동양의 종교 및 불교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많다고 들어왔었다.

 

읽고서도 역시 대단하다.. 독일인으로서 동양의 종교인 불교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깊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읽기 전에는 당연히 부처에 관한 소설이라고 생각하였다. '싯다르타'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출가전 이름이므로. 

 

그러나 소설 속에서 '싯다르타'주인공의 이름이며, 부처'부처' 또는 '고타마'로 표현된다.

(사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출가 전 이름이 '고타마 싯다르타'인데.. 헤세가 "누구든지 부처가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소설속에 자연스레 녹여 놓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내용은 "불교"의 "윤회"를 바탕으로 한다. '싯다르타'는 깨달음에 대한 갈망으로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친구인 '고빈다'와 함께 집을 나온다. 그리고 더 나은 스승을 찾아 떠돌다 '부처'를 만난다. 그는 부처에게 탐복하지만, 다시 순례를 계속한다. 그리고는 가보지 않은 길,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하며, 속세에서 사업을 하고, 사랑을 한다. 싯다르타는 '사색할 줄 알고, 기다릴 줄 알고, 단식할 줄 알'던 자신의 모습을 잃고, 일반 세상사람들과 같이 돈, 음식, 재화에 탐욕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카밀라 사이에서 아들이 생기게 되고, 방황하는, 어리석은 아들을 보며 아버지로서 가르침을 주려하지만, 결국 아들은 아버지를 떠난다. 깨달음을 얻기 전 싯다르타가 그러했듯이.

 

윤회, 인과응보의 내용이 느껴지고, 소설 초반에 '부처'를 만났으나 싯다르타는 한참 순례, 방황을 한 이후에야 깨달음을 얻게 되고, '부처'를 만나 그를 따라간 '고빈다' 역시 깨달음에 이르지 못하는 등 결국 깨달음은 스스로 겪고 나서야 가능하다는 것인가.

 

읽고 나서 이미지로 뇌리에 박힌 인상적인 구절이 있었다. 바로 '싯다르타'가 '부처'를 처음 본 순간의 묘사다.

 

"그의 얼굴과 그의 발걸음, 그의 조용히 내리깐 눈길, 그의 얌전하게 아래로 내려뜨린 손, 그리고 얌전하게 아래로 내려뜨린 그 손에 붙어 있는 손가락 하나하나가 모두 평화를 말하고 있었고, 완성을 말하고 있었으며, 무언가를 구하지도 않았고, 무언가를 모방하지도 않았으며, 결코 시들지 않는 안식 속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 빛 속에서, 결코 깨뜨릴 수 없는 평화 속에서 부드럽게 숨쉬고 있었다."

 

헤세는 불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깨우쳤던 것이기에 이런 묘사를 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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