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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The Tyranny of Metrics(측정지표의 횡포)’이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한 순간, 직장인으로서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반기마다 팀장과 국장에게 근무성적평가를 받고, 팀원들로부터는 동료평가를 받고, 매년말 성과급과 함께 공개되는 근무성적평정 결과를 확인하고 스트레스를 받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 결과를 확인하고는 친한 동료들과 나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 팀장님, 정말 너무 하시네...’ 등의 푸념을 늘어 놓았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늘 막연히 느껴왔던 성과지표에 대한 불만과 불합리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서문에서 저자는 오클랜드 야구팀측정지표를 이용해 팀의 순위를 끌어올린 감동적인 실화를 다룬 소설인 ‘머니볼’을 비판하며 흥미를 유발한다. ‘머니볼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나도 정말 재미있게 보았는데, 저자가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메이저리그에서 이기기 위해 안타를 몇 번 치는 것보다 홈런을 한번 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분석에 따라 야구가 능률화되고 규칙성을 띠게 되면서 사람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안타와 도루는 줄어들고 결국 경기가 지루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관객들의 발길이 뜸해졌는데, 이것이 측정강박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지적한다. ‘? 그럴듯한데?’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저자의 논리가 더욱 궁금해졌고, 점점 책속으로 몰입되었다.

서론에서 저자는 미드 더 와이어(The Wire)’를 언급하며 책을 쓰게 된 배경을 밝힌다. ‘더 와이어에서 경찰 지휘관들은 범죄 해결 건수, 마약범 검거 수, 범죄율 같은 수치를 맞추는 데 혈안이 되어 있고, 이런 통계적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효과성을 희생시키는 다양한 수단까지 동원한다. 살인사건이 관할 구역으로 배정되지 않도록 몸을 사리고, 체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마약조직의 두목은 체포하지 않고, 쉽게 체포할 수 있는 잔챙이 마약상들만 체포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행태를 측정지표와 관련된 꼼수라고 표현한다. 이런 꼼수가 발생하는 이유는 세상에는 측정 가능한 것이 있고, 측정할 가치가 있는 것이 있으며, 측정할 수 있다고 해서 꼭 측정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측정되는 항목이 우리가 정말 알고자 하는 것과 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측정강박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이라고 해서 모두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측정할 수 있는 것 중에는 중요하지 않은 것도 많은데, 성과의 다양한 요인 중 측정이 가능한 몇 가지만 측정한다면 나머지 요인들은 등한시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황은 점점 악화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면 성과측정 수단을 보완하기 위해 더 추가하고, 그 결과 점점 쓸모없어지는 데이터가 발생하며, 이를 수집하는 데 점점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이 투입, 낭비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측정이 불가능한 사명감 등으로 일하는 직원들은 사기가 저하된다. 또한 데이터를 날조하거나 성과지표를 높여주는 사례만을 보고하고, 부정적인 경우는 보고하지 않게 되며 극단적인 경우 증거를 조작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대표적인 역기능을 미국과 영국의 두 사회과학자가 사례를 통해 공식화기도 하였는데, 미국의 캠밸은 사회적 의사결정에 더 많이 활용되는 정량적 사회 지표일수록 부패 압력에 더 많이 시달리고, 이 지표로 감시하려는 사회적 절차 또한 더 쉽게 왜곡되고 부패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영국의 굿하트는 통제에 사용되는 모든 측정수단은 신뢰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측정지표의 횡포는 어떻게 생겨났고 왜 발생한 것일까?  표준화된 측정법으로서 책임성의 문화에 크게 기여한 사람은 바로, 24살에 하버드경영대학원 최연소 교수가 된 회계사 로버트 맥나마라. 1950년대부터 경영대학원의 궁극적인 목적은 특정 산업과 관계없이 일련의 기술을 갖춘 일반 관리자들을 배출하는 것이었는데, 경영을 학문으로 바꿔 장래의 미국 재계 간부들을 키워내려던 이러한 시도는 관리주의 신조로 탈바꿈했고, 경험과 깊은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판단의 역할은 경시되었다. 자동차 분야 간부들은 자동차 업계에서 경력의 대부분을 보낸 일명 자동차맨들이었으나, 이들의 자리는 비용과 이윤을 계산하는 데 능숙한, 맥나마라 같은 숫자쟁이들로 점점 대체되었다. 베트남전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맥나마라는 미국의 전승상황을 판단하는 척도로서 적의 전사자 수라는 측정지표를 내세웠고, 각 군대는 폭격출격 횟수, 포탄발사 횟수, 사망자 수 등 측정이 가능한 지표를 극대화하고자 노력했다. 전략, 리더십, 집단 응집력, 군인의 사기처럼 만질 수 없는 인적 요인이 아니라 만질 수 있는 투입과 산출을 측정하는 데 목표를 두었고, 정말로 중요한 요인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고등교육 분야에서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또 다른 성과측정지표는 대학 순위. 이런 랭킹은 대학 명성의 주요 원천이기 때문에 졸업생과 평의원회 위원들은 잠재적 기부자와 지망생들에게 자신의 대학이 높게 평가되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대학 순위가 갈수록 부각됨에 따라 고객선별, 데이터의 생략 또는 왜곡을 통한 수치개선 등의 방법을 이용한 새롭고 다양한 꼼수가 나타났다. <USNWR>의 로스쿨 순위는 정규 입학생들의 LSAT 점수와 평점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그래서 통계치를 개선하기 위해 점수가 낮은 학생들을 시간제또는 가급제기준으로 받아들이고 이 학생들의 점수를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또한 편입생의 점수는 계산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많은 로스쿨 입학처에서는 순위가 낮은 학교 출신의 학생들이 1학년이 지난 후 편입을 하도록 권유한다. <USNWR> 등에서 매기는 공적 순위는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여러 교육기관의 평판을 미리 알려주는 순기능이 있지만, 결국은 대학이 그 측정 항목의 지수를 높이도록 유인함으로써, 각 대학의 특별한 개성을 버리고 모두 균일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부시의 대통령 임기 초기에 시행된 NCLB(낙제학생방지법)에 따라 각 주에서는 매년 모든 3~8학년 학생에게 수학, 읽기, 과학 시험을 치르게 했다. 이 법의 목적은 2014년까지 모든 학생이 학업능숙도를 갖추게 하고, 각 학교의 각 학생그룹이 매년 능숙도 면에서 적정 수준의 연간 성과를 내도록 보장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지정된 학생 그룹이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일련의 처벌과 제재를 강화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NCLB가 초래할 결과는 명백했다. 교사들은 수업시간에 수학과 영어 같은 시험과목을 가르치고 역사, 사회, 미술, 음악, 체육 같은 과목은 다루지 않았으며, 수학과 영어 수업 역시 폭넓은 인지 과정보다 표준화된 시험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것으로 한정되었다. 그리고 텍사스와 플로리다에 소재한 학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열등생들을 장애학생으로 재분류해 평가군에서 제외하거나 교사가 학생의 답안을 바꾸고 성적이 낮을 것 같은 학생들의 시험을 포기하도록 하는 편법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또한 성적이 낮은 그룹의 읽기와 수학점수를 향상시키는 데 관심이 집중됨에 따라 역사와 윤리, 사회를 교육한다는 학교의 더 큰 사명은 무시되었으며, 성취도가 낮은 학생에게만 효과적인 교수법이 우수한 다른 학생들에게까지 확대되는 역효과까지 발생하게 되었다.

측정지표의 지지자이자 하버드경영대학원 경제학교수인 마이클 포터는 의료부문에 대한 측정지표의 성공사례로 클리블랜드 클리닉, 게이싱어헬스시스템, 키스톤프로젝트를 꼽는다. 이 사례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측정지표가 대형 시스템에 통합되는 방식 때문이다. 측정기준의 수립과 성과평가를 수행하는 주체가 행정관리자와 의사로 구성되고, 따라서 성과의 측정지표는 직접적인 실전 지식이 없는 상부의 행정관리자가 도입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협업과 동료심사가 그 기준이 된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서비스 제공자에게 성과 측정수단을 개발하고 감시하도록 하는 것의 중요성이다. 그 측정수단이 이들의 직업적 사명감과 일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정부의 메디케어는 2011년에 감염률을 공개하기 시작하고 1년 뒤에 감염률이 높은 병원에 환급을 보류하는 방법으로 징계를 내리기로 한다. 이는 외적 동기보다 내적 동기에 의존하던 앞선 의료기관들의 성공사례와 상이한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어냈다. 입원횟수를 줄이기 위해 퇴원 후 30일 이내에 발생한 뜻하지 않는 재입원의 비율을 산정하였는데, 이는 병원들이 재입원을 제한하도록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발생시켰다. 통계적으로 재입원율은 감소하였으나, 실상은 다시 찾아온 환자를 공식적으로 입원시키는 대신 “관찰상태”로 일정기간 병원에 머물게 하면서 “입원”이 아닌 외래환자 서비스 비용을 청구하거나 재방문 환자를 응급실에서 치료하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재입원율 지표의 개선이 환자 치료의 질 개선과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콤프스탯은 범죄분석 및 책임성 시스템으로 1994년에 뉴욕경찰청에서 처음 개발했다. 범죄가 몰리는 범죄 빈발지역을 정확히 짚어내고 그에 따라 경찰 인력을 배치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시장으로부터 전반적인 수치를 개선하라고 압박을 받은 경찰청창은 보고된 범죄가 늘어날수록 벌점이 높아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하부 직원들은 여기서 수치를 조작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게 되었다. 수년간의 조사 끝에 마약 조직 우두머리를 체포하는 것보다 길 모퉁이에서 마약을 판매하는 십대를 하루에 다섯명 체포하는 것이 통계상 더 나았기 때문에 경찰관들은 수치를 빠르게 올리는 방향을 더 선호했다. 경찰의 상관들과 상부보고체계에 있는 정치인들의 관점에서 각각의 체포는 통계적으로 모두 동일한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이는 마약의 판매를 줄이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고, 모든 부서의 경찰들은 가장 쉬운 사건을 쫓게 되었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시절부터 대반란캠페인(COIN)에 측정지표를 사용하려고 노력해왔다. “책임성도모를 위해 투명한성과 측정지표를 개발하려는 욕심은 대체로 표준화되고 중앙화된 측정지표의 사용으로 직결되는데, 상관들을 비롯해 작전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대중에게는 그러한 측정지표가 더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트남전에서 미국 군인들이 맥나마라 국방장관이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긴 사망자의 수에 포함시킬 적군의 시신을 찾느라 생명을 잃는 등 현장에서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였다. 미군과 국무부의 대반란 전략가로 일했던 데이비드 킬컬런은 반란 및 테러 분자들은 대항책에 신속하게 반응해 진화하기 때문에 한 때 효과 있던 방법은 시간이 흘러 효과가 없을 수 있고, 한 지역 또는 한 시대에 유효했던 통찰은 다른 곳에 적용하기 힘들 수 있다며 측정지표는 사건의 독특성에 맞춰 적용해야 하고, 아무리 우수한 성과 측정지표라 하더라도 경험에 기초한 판단에 맞춰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측정은 판단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측정에는 판단이 요구된다. 다시 말하면, 측정여부, 측정항목, 측정항목의 중요도를 평가하는 방법, 보상과 처벌의 기준을 결과에 둘지의 여부, 측정결과를 이용할 대상 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첫째, 어떤 유형의 정보를 측정할 것인가? 둘째, 그 정보는 얼마나 유용한가? 셋째, 측정지표가 많을수록 유용한가? 넷째, 표준화된 측정에 의존하지 않을 경우의 대가는 무엇인가? 다섯째, 측정의 용도는 무엇인가? 여섯째, 측정지표를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인가? 일곱째, 조직의 상부 경영진에게 상과 측정지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여덟째, 성과 측정수단을 누가,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아홉째,아무리 좋은 측정수단도 부패나 목표전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끝으로 측정지표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훨씬 적다는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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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총, 균, 쇠"로 유명한 제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저서이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라 생각했는데 책표지에는 재래드 다이아몬드라 적혀 있다.)

위기를 맞은 국가들이 그 위기를 선택적 변화를 통해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설명하고 있다. 또한 위기가 갑작스런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었는지, 내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었는지로 구분하고, 또 위기가 이와 다르게 점진적으로 확대된 경우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위기를 극복한 역사적 사례에 대한 리뷰를 통해 현재 일본과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위기로서 어떻게 잘 극복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한 국가의 차원을 넘어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핵무기, 기후변화, 화석연료, 불평등의 문제를 전 세계를 위협할 수 있는 위기로 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예측해본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민주주의의 정치적 양극화를 미국의 당면 위기로 지적한 9장이 흥미로웠다. 먼저 읽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와 유사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선거비용이나 선거구 조정 등 레비츠키가 말했듯이 합법적 방법으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으며,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이 정치적 타협이라고 레비츠키가 말한 도덕규범을 중요시하고 있다. 저자는 정치적 양극화가 미국에 있어 얼마나 큰 문제인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 책에 나온 핀란드나 일본, 독일, 오스트레일리아의 위기가 외부로부터 발생한 반면, 세계최강국 ‘미국을 파괴할 수 있는 존재는 미국인뿐이다’ 라고 내부의 정치적 분열을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9장 장래에 미국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강점과 중대한 문제

미국은 지리적으로도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정치적으로도 독립 이후 230년 동안 민주주의를 중단없이 유지해온 이점이 있다. 민주주의에서 시민은 어떤 의견이든 제안하고 토론할 수 있으며, 타협이 민주주의의 운영에서 필수적이란 사실도 민주주의의 기본적 이점이다. 이외에도 미국은 연방정부라는 특징으로부터 추가적 이점을 누린다. 이는 동일한 공통된 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법을 시험해 최적의 해법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50가지 실험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미국은 높은 사회경제적 이동성을 갖고 있으며, 교육과 기반시설, 인력자원, 연구와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이민에 대해서도 자유롭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오늘날 고유한 이점을 허비하고 있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역사적 강점 중 하나인 민주주의의 와해를 재촉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정치적 타협의 악화가 가속화하는 현상이다. 정치적 타협은 다수에 의한 폭정과 역으로는 좌절한 소수의 무력함을 예방하거나 축소하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기본 이점 중의 하나이다. 미국의 역사에서 정치투쟁이 빈번하였으나, 그들은 서로 존중하며 상대의 헌법적 권위를 인정했고 규칙을 따랐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타협이 1990년대 중반 이후, 특히 2005년경부터 악화하고 있다. 특히 공화당에서 그런 현상이 눈에 띈다. 그 결과로 2014~2016년 의회는 최근의 미국 역사에서 가장 적은 수의 법안을 통과시켰고, 법정 시한 내에 예산을 채택하지 못해 연방정부의 셧다운을 초래하기도 했다. 정치적 타협의 결렬이 가속화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막대한 선거비용의 증가에 따라 특정 이해관계를 갖는 거액 기부자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항공산업의 발달에 따라 의원들이 평소에는 지역구에 머물고 필요시에만 워싱턴에 오게 됨으로써 의원들간의 대면 교류가 감소하였다는 것이다. 끝으로는 주지사가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후보자를 더 많이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구를 재조정하는 게리멘더링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틈새정보를 꼽을 수 있다. 최근의 케이블 티비나 소셜 미디어는 나의 현재 관심사와 생각에 집중해 채널을 선택하고, 다른 주제와 달갑지 않은 견해에 대해서는 아예 담을 쌓을 수 있다. 그 결과, 내가 선호하는 ‘정치적 틈새’에 파묻히게 되는 것이다.

10장 장래에 미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세가지 다른문제

우선 선거를 꼽을 수 있다. 투표권이 있는 미국 시민 중 거의 절반은 투표를 하지 않는다. 투표자격을 갖추었더라도 유권자로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표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선거 절차를 연방정부차원에서 초당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주 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당파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에 따라 유권자 등록을 까다로운 조건으로 설정하여 유권자 등록을 방해하는 것이다. 투표는 정부의 잘잘못을 평가하는 수단인데, 투표율이 낮은 이유가 유권자의 자발적 선택이든 아니든 유권자 등록을 위한 까다로운 조거은 유권자에게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행동하도록 만들며, 미국 민주주의의 기본 장점을 완전히 뒤집어 버린다.

두 번째는 불평등이다. 미국에서 빈부격차가 점점 커지는 이유는 정부정책과 민국인의 사고방식이 복합된 결과이다. 가난한 사람은 자신이 잘못해서 가난한 것이라는 믿음이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 비해 널리 퍼져 있다. 또한 가난한 사람보다 부유한 사람이 유권자로 등록하고 투표하며 정치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더 쉽기 때문에 정치권력이 부유한 집단에 호혜적 정책이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 미래를 위한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교육비에 투자하는 비용이 감소하고 있으며, 또한 미국 대학생의 실력이 세계기준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 또한 주별로 교육수준에 차이가 크게 나고 있다. 이는 미국이 과학과 테크놀로지 및 고급 노동 인력에 기초한 과거의 경쟁우위를 상실하게 한다.

미국은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미국은 세계 최강국으로서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직한 자기평가가 필요하다. 부유하고 영향력있는 소수에게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된 현상 자체가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인데도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와 영향력을 할애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 자신과 가족만이라도 살아날 방법만 궁리하고 있다. 미국에는 또하나의 중대한 결함이 있다. 다른 국가들이 실행해서 성공한 방법으로 교훈을 얻으려는 의지와 적극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미국 예외주의라는 믿음과 관계가 있다. 끝으로 미국은 국가적 불확실성과 실패를 쉽게 용인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미국은 전쟁에서 패하거나 점령당하거나 침략당하거나 거대한 변혁을 겪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에게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평안이 얼마나 일시적인 것인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불안정한 것인지 환기해주었으며, 아직도 국가뿐만 아니라 지구전체에 내재한 위기의 가능성들이 있고, 그것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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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저자는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이다.

그들은 트럼프 집권 당시 미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음을 걱정하며 이 책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하였는지 설명한다.

선출된 독재자는 그들을 제어하도록 설계된 민주주의 제도를 어떻게 허물어뜨리는가? 대부분의 경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며, 개별적인 사건만 놓고 본다면 어느 것도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보이지 않는다. 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독재자의 시도는 의회의 승인을 받고, 대법원으로부터 합법 판결을 받는 등 합법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심판매수는 언제나 도움이 된다. 오늘날 국가들은 공무원과 일반인의 잘못을 수사하고 처벌하기 위해 법원, 검찰, 정보기관, 국세청, 규제기관 등 다양한 사법기관을 운영한다. 이 기관들이 본연의 독립성을 유지할 때 행정부의 권력 남용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한다. 하지만 정권의 충신들이 이들 기관을 장악할 때 이러한 제도는 권력을 제어하기 위한 수사와 고발을 차단함으로써 잠재적 독재자에게 도움을 준다. 이러한 보호막 기능 외에도 독재자는 세무기관을 앞세워 야당 인사와 기업인, 언론인을 공격하고, 경찰을 이용해 야당 지지자의 시위는 탄압하면서도 친정부 인사의 폭력은 묵인하며, 정보기관을 이용해 정부 비판자를 감시하고 이들을 협박할 약점을 찾는다.

심판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난 뒤, 선출된 독재자는 정적에게 시선을 돌린다. 잠재적 정적을 다루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매수. 선출된 독재자들 대부분 정치·경제·언론 분야의 주요 인사에게 공직을 제안하거나, 노골적으로 뇌물을 먹임으로써 입을 틀어막거나, 적어도 조용하게 중립을 지키도록 강요한다. 매수되지 않은 선수들은 다른 방법으로 다룬다. 과거의 독재자가 종종 정적을 투옥하고, 추방하고, 암살했다면 현대의 독재자는 정적에 대한 탄압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혐의로 소송함으로써 합법으로 포장한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심판매수가 대단히 중요하다. 주요 언론인과 기업가들이 매수되거나 경기장 밖으로 쫓겨날 때 저항 세력은 힘을 잃는다. 독재정권은 그렇게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승리를 거머쥔다.

그러나 독재정권은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간다. 일명 운동장 기울이기,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이다. 독재자는 헌법과 선거시스템, 그리고 다양한 제도를 바꿈으로써 저항 세력을 약화하고, 경쟁자에게 불리한 쪽으로 운동장을 기울인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종종 공공의 선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되지만, 모든 제도를 권력자에게 유리하게 바꾸려는 속임수에 불과하며, 게다가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독재자는 수년, 혹은 수십년 동안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민주주의가 죽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한 가지 중요한 아이러니는 민주주의 수호가 때로 민주주의 전복의 명분으로 활용된다는 사실이다. 잠재적 독재자는 자신의 반민주적 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경제위기자연재해, 특히 전쟁과 폭동, 테러와 같은 안보 위협을 구실로 삼는다. 또한 시민들 역시 국가 안보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전제주의 조치에 더욱 관대해진다. 특히 개인의 안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러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대부분의 헌법은 국가 위기시 행정부 권한의 확대를 허용하고 있으며, 덕분에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은 전시에 쉽게 권력을 강화하고 시민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집중된 권력이 잠재적 독재자의 손에 넘어갈 경우, 그들은 합법적으로민주주의 제도를 허물어뜨릴 기회를 모색한다. 어떤 독재자는 이를 위해 스스로 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하며, 실제 위기든 만들어낸 위기든 잠재적 독재자는 자신이 권력을 잡은 과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 책을 읽으며 참 소름돋는 부분이 많았다. 미국의 이야기지만 미국만 걱정할 때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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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가급락에 따라 다우지수가 폭락을 한 적이 있다. 해외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 수출중심국가인 우리나라의 코스피 역시 폭락하였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석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고, 대대적인 증산 계획을 밝히며, '석유 전쟁'에 돌입하였기 때문이다.

코로나 역시 현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유가는 어떠한 이유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석유 생산이 늘고, 석유 가격이 떨어지면 기름 한 방울 안나는 우리나라는 좋은 것이 아닐까? 이런 의문 점에서 이번 책을 고르고 읽기 시작하였다.

 아주 쉽고 흥미있게 쓰여진 책이다. 크게 3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공급 측면에서의 저유가 요인, 수요측면에서의 저유가 요인, 그리고 저유가의 문제 즉 오일 공포에 대해 이야기 한다.

1. 공급 측면에서의 저유가 요인
- 석유 공급은 이른바 '7공주파(seven sisters)'가 장악을 하고 있다. 이들은 바로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의 스탠더드오일이 반트러스트법에 의해 쪼개지면서 생긴, 스탠더드오일 뉴저지, 스탠더드오일 뉴욕, 스탠더드오일 캘리포니아, 텍사코, 걸프오일, 로열더치쉘, BP 를 지칭한다. 이들은 록펠러 사후에도 사실상 석유를 독점하며, 오일의 공급과 가격을 좌지우지하다가, 1973년 OPEC(석유수출기국)에 의해 저지당한다. OPEC의 감산과 금수조치로 유가가 급등하며, 이른바 "오일쇼크'가 발생하게 된다. 재밌는 것은 이후에 OPEC은 갑자기 태도를 바꾸고, 감산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오히려 1976년 사우디의 모든 석유거래를 달러로 결제하기로 미국과 합의한다. 이는 당시 흔들리던 달러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기에 미국에 유리한 합의였던 것이다. 사우디가 왜? 사우디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아람코의 지분을 양도받고, 아람코를 100% 국유화하게 된다.
결국 석유 공급은 공급자들의 경제적, 정치적 이득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사우디의 공조와, 7공주파에 맞서 '신7공주파'가 등장한다. 이들은 OECD 회원국 외에 영향력이 큰 에너지회사들이며, 사우디 아람코, 가즈프롬, CNPC, NIOC, PDVSA, 페트로브라스, 페트로나스의 7개 기업이다. 이들은 각각 사우디, 러시아, 중국, 이란, 베네수엘라, 브라질, 말레이시아의 국영석유기업으로서 2000년대 고유가와 함께 이른바 'BRICs'시대를 이끌며 화려하게 등장한다. 그리고 시장 장악을 위해 가격을 낮추고, 먼저 쓰러지는 자를 차례차례 제거하는 그들간의 전쟁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2. 수요 측면에서의 저유가 요인
- 바로 탈석유시대의 등장이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은 천연가스 가격을 낮추고, 석유의존도를 낮추게 된다. 이는 다시 석유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켜, 석유의 공급과잉문제로 이어진다. 또한 세계 최강의 에너지 소비국 중국 역시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가스수입, 셰일 가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전기차의 등장이다. 증기기관차가 석탄의 시대를 열었고, 내연기관차가 석유의 시대를 열었듯이, 전기차는 새로운 에너지사이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다.

3. 저유가의 공포
- 그러면 저유가 어떻게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는가? 우선 국내적으로는 매출액이 유가에 연동되어 있는 중화학기업들의 매출이 감소하게 된다. 유조선과 시추선을 건조하여 이익을 취하던 조선업체들이 수주취소에 직면하게 되고, 정유업체들 또한 적자에 시달리게 된다. 세계적으로는 2015년 기준 GDP 8위의 경제대국 브라질이 위기에 처하게 된다. 브라질은 고유가 시대에 유전 채굴을 위한 막대한 투자를 하였는데, 저유가는 이 투자의 수익성을 낮추고, 투자를 심지어 부실하게 만든다. 그리고 브라질의 위기는 세계 어느나라의 위기처럼 직간접적으로 이어진 각국의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산유국들이 저유가로 위기에 처할수록 그들은 위기극복을 위해 더욱 석유 생산에 박차를 가할 것이고, 이는 다시 저유가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저자는 책을 마무리한다.

코로나와 저유가가 불러온 현재 경제위기는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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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도본부 경제부장 박종훈 기자가 쓴 책이다. 저자 소개에 따르면 그는 한국은행에 입행하였다가, 퇴사 후 KBS에 입사하였다고 한다.

경제적 지식이 풍부하고, 기자여서 그런지 글이 정말 간결하고, 쉽게 읽힌다.

그는 현재 지난 10년간의 장기 호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필두로 한 각국 정부의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로 인한 자산가격의 상승이 이끈 실체가 없는 것이라 말하며, 2020년 위기설의 7가지 시그널을 제시하고, 충분한 논리로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1. 금리
- 1990년대 이후 미국 연준은 1994년, 1999년, 2004년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였으며, 그때마다 어김없이 경제가 불안해졌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다가올 경기 둔화를 알리는 중요한 시그널이 되어왔던 것이다. 또한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는 일명 '그린스펀 수수께끼'도 근거로 제시한다.

2. 부채
- 모건 스탠리 루치르 샤르마의 연구에 따르면 1960년 이후 경제위기를 겪은 나라들은 위기 직전 5년동안 민간 부채비율이 급등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가계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필두로 부채비율이 급증해왔다. 이 경우 빚으로 자산가격을 끌어올린 경우가 대부분이며, 더 이상 빚이라는 연료가 공급되지 않게 되면 자산가격은 하락새로 반전되고, 이 때 무리하게 자산을 구매했던 사람들은 헐 값에 처분하기 시작하며, 그러면 자산가격 하락과 부실채권의 악순환이 고리를 만들며 불황으로 이어지게 된다.

3. 버블
- 예일대 로버트 쉴러 교수와 하버드대 칼 케이스 교수가 공동개발한 S&P 케이스-쉴러 전미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미국 주택가격은 1890년 이후 120선에서 움직여왔으며, 부동산 고평가로 2005년에 230을 기록하였으며,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시작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연결되며 120선까지 후퇴하게 된다. 그리고 2018.11월 현재 케이스-쉴러 지수는 205.9를 기록하였다.

4. 환율
-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위기 때도 겪었지만, 고평가된 통화가치는 실물경제가 바쳐주지 못할 경우, 급격한 자금유출의 원인이 되며, 이 경우 통화가치 급락, 수요 위축, 주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하락이 수반된다. 2018년 3월 도이체방크는 자체 모델을 통해 전 세계의 고평가된 화폐를 공개하였으며, 중국 위안화가 가장 고평가되어있으며, 체코 코루나화, 브라질 헤알화, 태국 바트화, 뉴질랜드 달러화 순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원화는 7위다.

5. 중국
- 중국의 그림자금융, 유령도시 캉바스를 필두로 하는 부동산 버블, 정부의 지원에 의존한 좀비기업 등은 위기 발생시 중국 경제 전체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다.

6. 인구
- 경제성장률을 조용히 잠식해가는 침묵의 살인자 고령화이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상품, 서비스, 주식, 부동산 등 모든 수요 기반의 축소를 의미한다.

7. 쏠림
- 수출. 한국의 경제성장은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2018년 기준 26%로, 중국이 위기에 빠질 경우 우리 경제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 반도체. 수출 중에서도 반도체를 제외하면 철강, 조선, 자동차 등 다른 품목은 경쟁력이 크게 악화되었다. 그리고 반도체 산업은 고용 창출효과가 가장 미미한 산업으로서 경제 전반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자영업. 전체 취업자의 25.4%. 이는 수출과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와 자영업자의 양극화된 한국사회를 보여준다.
- 가계자산의 부동산 쏠림. 우리나라는 가계 순자산의 80~90%를 부동산에 투자중이며, 부동산 하락시 가계 경제는 휘청이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3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한다.
1.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미국의 호황이 상당기간 지속된다.
2. 2020년 세계 주요 국가의 경기둔화가 장기화되며,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진다.
3. 세계경제가 위기로 치닫는다.

2020년 미국 대선 등을 근거로 이 중 두번째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보며, 부동산 불패 시놔에서 벗어나 투자 및 자산보유를 다변화할 것을 추천하며, 장기덕으로 미국의 주식, 신흥국 국채, 달러 등을 제시한다.

4차산업 관련 저자의 설명 또한 재미있다.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 같은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이 시그모이드 곡선, 경로의존성 등을 근거로 들며 실제로 그러하지 못할 것이라 얘기한다.

정말 쉽고 간결하게 읽히며, 논리적으로 머리에 쏙쏙 박힌다. 강추.

우한폐렴으로 난리인 현재, 저자가 말한 시그널 중 5. 중국과 7. 쏠림이 어떤 영향을 줄지 재밌게.지켜보고 있다. 실제 중국은 우한시의 많은 공장의 가동을 멈췄으며, 이를 부품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기업들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지금 2020년 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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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사고의 기술


조직생활을 시작한지 7년차에 접어들면서, 많은 고민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은 저연차 시절에는 조금의 열정만으로도 윗분들에게 인정받고, 칭찬을 받으면서 회사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차가 쌓여가고, 이제는 열정이나 성실함만이 아닌 조직에 도움이 되는 다른 역량이 필요하게 되었다. 지금 내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현재 벌어진 상황에 대해 조금 더 빨리 현상을 파악하고, 정리하고, 이에 대해 전략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고민으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게재된 "전략적 사고" 관련 글들을 묶은 책이다.

재미있었던 내용은 첫번째, 집단사고의 폐해이다. 재미있는 예시가 나온다.

채용 과정이다. A, B, C라는 세명의 후보를 가, 나, 다 세 명의 면접관이 평가하고, 최종 한명을 뽑는 과정이다.

후보A : 1, 2, 3 의 3가지 자질이 훌륭

후보B : 1, 2, 4, 5 의 4가지 자질이 훌륭 

후보C : 1, 4, 5, 6, 7의 5가지 자질이 훌륭

면접관 가 : 1, 2, 3, 4 평가가능

면접관 나 : 1, 2, 3, 5 평가가능

면접관 다 : 1, 2, 3, 6 평가가능

=> 후보 A가 3가지 자질이 훌륭하고, 후보 B가 2가지 자질이 훌륭하고, 후보 C가 1가지 자질이 훌륭하다고 공통의 의견이 모이고, A가 뽑히게 된다 ㅋㅋㅋ 공감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서로 논의하기 때문이다.

우리회사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정말 와닿았던 부분중에 하나였고, 많은 기업들이 집단사고가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빈번한 회의를 개최하지만, 실제로 그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론적으로는 팀 단위가 개인 단위보다 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왜냐하면 각 구성원이 내놓는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집단의 이익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개개인이 제시하는 독특한 정보를 활용하는 팀은 거의 없다. 구성원들은 친숙한 내용으로 논의를 한정하고, 별다른 갈등없이 빠르게 합의점을 찾고자 하다보니, 특색있는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제공하기보다는 조직 구성원 모두가 처음부터 공유하고 있던 익숙한 정보에만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의가 정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와는 다른 회의방식이 필요하다. 친숙한 내용, 별다른 갈등이 없는 부분...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 대해서 조직원간에 충분한 공유가 필요하다. 이럴 경우에만 정말 회의를 통한 집단사고의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보안, 리스크 등의 이유로 공유가 쉽지 않은 점을 조직차원에서 먼저 개선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이다. 하루에도 정말 많은 일이 벌어지다보니, 팀장으로부터는 작게는 통계작성부터는 크게는 새로운 보고서 작성까지 수많은 업무지시가 발생하게 된다. 이중에 무엇부터 해야할 것인가. 이 중 상당수를 처리한다해도, 팀장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다. 처리한 과업의 중요성과 그에 대한 업무처리의 완성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업무에서 나 스스로 주도권을 가지고 주어진 업무 중에 우선순위를 정해서 처리해야 한다.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 내가 열정을 가지고 처리할 수 있는 부분, 이 두가지를 고려하여 두가지 다 만족하는 경우를 최우선순위로 처리해야 한다. 그러면 업무처리의 속도, 완결성이 나아지게 될 것이다.

전략적 사고...정말 어려운 것이다. 조직에 있는 수많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얽혀,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목표도 고려해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나 자신의 목표도 그안에서 고려해야 한다. 이 수많은 전략 주체들이 다 전략적 사고를 한다면, 개개인이 내린 전략적 사고는 더이상 전략적 사고일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전략적인 사고인가? 어떻게 보면 그것이 전략적인 사고였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사후에 결과론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만, 사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에 실수, 결함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한 과정이 나름 의사결정 전의 전략적 사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고려해야할 부분들을 최대한 놓치지 않고, 고려할 필요가 없는 부분들에는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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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은 책을 만났다.(예스24 한정 리커버판이다.ㅋㅋ)

샐러리맨의 신화라 불리는 삼성전자 권오현 회장이 경영자로서 경영에 대해 느낀 바를 정리한 책이다.
저자 본인이 1985년에 삼성전자에 입사하여 2017년 삼성전자가 인텔을 누르고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이될 때까지를 그린 자서전적인 느낌도 있다.

경영자로서 회사와 직원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볼 수 있었는데, 현재 말단 직원인 나는,

‘아, 우리 팀장님, 우리 국장님께서 나에게 이런 모습을 바라시겠구나...’
‘권오현 회장이 본다면, 우리회사는 현재 이런 점이 문제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초격차’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맛있고, 또 삼성전자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금성과 삼성은 똔똔인 회사였다. 오히려 당시 티비나 비디오플레이어, 소니의 워크맨을 따라한 미니카세트 등의 가전들은 삼성보다 골드스타라는 로고가 박힌 지금의 엘지전자를 더 선호했었다.

무엇이 현재의 삼성전자를 만들었는가.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을 양분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늘 조금의 격차마큼이라도 앞서나가려했고, 그 격차가 누적되어 이제 좁혀질 수 없는 초격차가 된 것이다.

저자는 초격차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리더, 조직, 전략, 인재 4부분으로 나누어 저술하고 있다.

1. 리더
리더는 실무보다는 의사결정을 하고, 조직의 미래를 보는 사람이다. 따라서 진솔함, 겸손, 무사욕 세가지의 덕목이 요구되고, 통찰력, 결단력, 실행력, 지속력 네가지의 능력이 필요하다.

완벽하다는 건 무엇 하나 덧붙일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는 것이다.

2. 조직
부서명을 정하는 방법부터, 세력화하는 부서 길들이기, 비난하는 직원 다루기, 평가와 보상시스템 등 실무적인 팁들을 제시한다.

3. 전략
초격차전략에 대해 설명한다.

중요했던 것은 ‘조금이 아니라 아예 초격차’를 만들어버리자’는 것이 우리들의 전략이었습니다. 우리를 추격해오던 2등회사가 ‘이제 더이상 따라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냥 2등에 만족하자’라고 할 때까지 가술적 격차를 벌려나가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다른 회사보다 조금 나은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압도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핵심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4. 인재
말단 직원인 나는 회사를 경영하고 전략을 제시하는 것과는 아직 거리가 있기에 ‘인재’부분이 가장 흥미있었다.

직원에게 자기 자식을 낳아 가르게 하라.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해 있는 심각한 문제는 거대한 불임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촉발되었습니다. 단순히 출산율 저하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직 사회에서도 불임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자기 일, 자기 아이디어, 자기 생각은 없고, 오직 남이 시키는 일, 상관이 시키는 일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를 경영한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중소기업 말단 직원인 내가 다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자로서의 저자의 큰 시야는 나로 하여금 경영자의 시선을 맛보게 해주었고, 회사가 나에게 바라는 것들, 장기적 시각에서 우리 조직이 나아가야할 길과 내가 해야할 일들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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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부동산 가격 폭락을 전망한 책이다. 이처럼 나온지 한참 지난 책을 고른 이유는 8년정도가 지난 지금을 저자의 전망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아파트가격이 너무 비싸 조금이라도 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데, 부동산 가격하락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우리나라의 부동산 전망을 일본의 부동산 사례와 비교하여 전망하고 있는데, 보통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보다 20년 뒤쳐져 있고, 일본의 전례를 유사하게 쫓아가는 경향이 있어, 일본의 부동산 트렌드가 궁금하기도 하였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과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 상승의 요인은 다음과 같다.

1. 저금리 지속으로 거품에 불을 붙인다. :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저금리로 풀린 시중의 유동성이 제대로 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부동산으로 흘러든다.

2. 금융권은 주택 대출에 열을 올린다. : 기업의 차입구조가 은행에서 주식시장 등 직접자금시장으로 바뀌면서, 은행은 기업에 대한 영업을 개인에 대한 영업, 특히 부동산담보대출로 확대한다.

3. 사회적으로 부동산 불패 신화가 자리 잡는다. : 땅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강남불패 등의 사회적 통념 등장.

4. 서민들은 빚을 내서 집을 산다. : 낮은 금리는 서민들도 대출을 통해 집을 사게 한다. 또한 은행 역시 저금리가 기회라며 부추긴다.

5. 업자들은 주택공급에 올인한다.

6. 언론은 장밋빛 환상을 심어 준다.

7. 정부는 주택 가격 급등을 부채질한다. : 위기 이후 경제의 버팀목이 된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다. 이것이 무너지면 경제가 무너지게 되므로, 정부는 정권유지 등 여러 이유로 절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게 놔두지 않는다.

 

이렇게 일본과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은 상승해왔고,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이다. 그럼 우리보다 경제가 20년 빠르다는 일본은 이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부동산 가격이 계속하여 상승하자, 자연스레 시장참여자들은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 예상하게 되며, 심지어 담보부동산 가치의 100%를 초과하는 대출이 나타나기도 한다.

금리인하 → 경기활황 → 대출 → 부동산 구입 → 부동산 가격 상승 → 담보가치 상승 → 추가 대출 → 부동산 가격 상승. 

이러한 과정을 통해 거품은 극대화되게 된다. "이러다가는 월급을 100년 모아도 집을 사기 힘들 것"이라는 자조적인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다.(내 친구들과 나의 한탄과 유사하다 ㅎㅎ) 시장에 유동성이 흘러넘치고 인플레이션 징조가 뚜렷해지자 정책당국은 금리인상 카드를 꺼낸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된다. 주가하락 → 부동산 가격 급락 → 금융회사 부실 → 내수 위축 → 부동산 급락. 악순환이 반복된다. 담보가치 하락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부실해지고, 주택가격하락과 고금리 부담을 이기지 못한 소비자들은 앞다투어 집을 내놓았지만 팔리지가 않는다. "잃어버린 10년"의 시작이다.

 

다만, 일본과 우리나라는 유사하기는 하지만, 저축률, 인구구조, "전세"라는 한국의 유일한 제도 등 다른 부분도 많이 존재하므로, 앞으로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저자가 2010년에 폭락을 예측한 이후, 지금 2019년...부동산이 얼마나 많이 올랐는가. 적정한 가치상승이 반영된 것인지, 거품이 낀 것인지는 더 많은 시간이 흘러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 않고, 내용도 폭락의 근거라기보다는 경제 싸이클상 하락이 가능하다는 얘기정도로 보여진다. 다만 본문에 인용한 로버트 쉴러 교수의 말이 기억에 인상깊게 남는다.

 "일정 비율 이상의 사람들이 달리기 시작할 때 그 가운데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변화 그 자체가 변화를 가속화한다."

사실, 맞벌이 부부인 우리 부부도 아파트 구매와 관련하여 답이 안 서는 걸 보면, 정상이 아닌 상황같기도 한데...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경기 상승 중에 있을까, 거품의 어디쯤 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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