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저자는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이다.

그들은 트럼프 집권 당시 미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음을 걱정하며 이 책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하였는지 설명한다.

선출된 독재자는 그들을 제어하도록 설계된 민주주의 제도를 어떻게 허물어뜨리는가? 대부분의 경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며, 개별적인 사건만 놓고 본다면 어느 것도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보이지 않는다. 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독재자의 시도는 의회의 승인을 받고, 대법원으로부터 합법 판결을 받는 등 합법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심판매수는 언제나 도움이 된다. 오늘날 국가들은 공무원과 일반인의 잘못을 수사하고 처벌하기 위해 법원, 검찰, 정보기관, 국세청, 규제기관 등 다양한 사법기관을 운영한다. 이 기관들이 본연의 독립성을 유지할 때 행정부의 권력 남용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한다. 하지만 정권의 충신들이 이들 기관을 장악할 때 이러한 제도는 권력을 제어하기 위한 수사와 고발을 차단함으로써 잠재적 독재자에게 도움을 준다. 이러한 보호막 기능 외에도 독재자는 세무기관을 앞세워 야당 인사와 기업인, 언론인을 공격하고, 경찰을 이용해 야당 지지자의 시위는 탄압하면서도 친정부 인사의 폭력은 묵인하며, 정보기관을 이용해 정부 비판자를 감시하고 이들을 협박할 약점을 찾는다.

심판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난 뒤, 선출된 독재자는 정적에게 시선을 돌린다. 잠재적 정적을 다루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매수. 선출된 독재자들 대부분 정치·경제·언론 분야의 주요 인사에게 공직을 제안하거나, 노골적으로 뇌물을 먹임으로써 입을 틀어막거나, 적어도 조용하게 중립을 지키도록 강요한다. 매수되지 않은 선수들은 다른 방법으로 다룬다. 과거의 독재자가 종종 정적을 투옥하고, 추방하고, 암살했다면 현대의 독재자는 정적에 대한 탄압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혐의로 소송함으로써 합법으로 포장한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심판매수가 대단히 중요하다. 주요 언론인과 기업가들이 매수되거나 경기장 밖으로 쫓겨날 때 저항 세력은 힘을 잃는다. 독재정권은 그렇게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승리를 거머쥔다.

그러나 독재정권은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간다. 일명 운동장 기울이기,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이다. 독재자는 헌법과 선거시스템, 그리고 다양한 제도를 바꿈으로써 저항 세력을 약화하고, 경쟁자에게 불리한 쪽으로 운동장을 기울인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종종 공공의 선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되지만, 모든 제도를 권력자에게 유리하게 바꾸려는 속임수에 불과하며, 게다가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독재자는 수년, 혹은 수십년 동안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민주주의가 죽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한 가지 중요한 아이러니는 민주주의 수호가 때로 민주주의 전복의 명분으로 활용된다는 사실이다. 잠재적 독재자는 자신의 반민주적 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경제위기자연재해, 특히 전쟁과 폭동, 테러와 같은 안보 위협을 구실로 삼는다. 또한 시민들 역시 국가 안보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전제주의 조치에 더욱 관대해진다. 특히 개인의 안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러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대부분의 헌법은 국가 위기시 행정부 권한의 확대를 허용하고 있으며, 덕분에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은 전시에 쉽게 권력을 강화하고 시민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집중된 권력이 잠재적 독재자의 손에 넘어갈 경우, 그들은 합법적으로민주주의 제도를 허물어뜨릴 기회를 모색한다. 어떤 독재자는 이를 위해 스스로 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하며, 실제 위기든 만들어낸 위기든 잠재적 독재자는 자신이 권력을 잡은 과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 책을 읽으며 참 소름돋는 부분이 많았다. 미국의 이야기지만 미국만 걱정할 때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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