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태양이 온 세상을 비추어 살리듯이, 물이 만물의 생명을 북돋우듯이, 공기가 생명을 숨쉬게 하듯이, 중생을 교화하되 교화한다는 생각이 없는 행,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한다는 생각이 없는 행이 무위의 행, 함이 없는 행입니다.
부처님께서 말하는 무주상보시라는 것이 노자가 도덕경에서 말하는 무위와 유사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세상에 저절로 일어나는 일은 없습니다. 단지 내가 그 일의 원인을 모를 뿐입니다. 모든 일은 신의 뜻도 아니고 전생 때문도 아니고 우연히 일어난 일도 아닙니다. 그러니 내가 처한 상황이나 사건이 나와 관련되어 있음을 인정하고 내가 마땅히 겪어야 하는 일이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공부의 시작입니다.
모든 것은 다 순리에 따라 흐르고 일어나니, 순리에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한다. 어떻게 그러한 삶을 살 수 있는가?
마음 속에 바람이 불지 않도록 정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내 자신을 차분히 관찰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고요히 살펴보면 순간순간 무수한 마음들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화가 나고 미움이 일어나고 슬픔이 생기는 내 마음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화를 내며 괴로워하는 사람은 다른 누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내 화의 책임이 어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라 내 자신에게 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화는 왜 일어날까요? 화는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는 생각때문에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렇게 옳고 그름을 가르는 이유는 사사건건 매사를 분별하는 습관때문입니다. 입으로는 객관을 주장하지만 사실은 항상 내 생각과 내 취향과 내 기준에 따라 분별합니다. 이런 주관적인 옳고 그름의 분별이 생기면 그 분별에 따라 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니 화가 나는 이유가 내가 옳다는 생각에 있는 줄을 알고, 그 분별의 기준이 공한 줄을 알면 어리석은 인연의 씨앗을 뿌리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상대가 아무리 날카로운 말을 하고 어떤 경계가 온다 해도 내가 상을 버려 허공처럼 텅 비어 있다면 상처받을 일이 없습니다.
허공처럼 텅 비어 있다면....깊은 울림을 주는 구절이다.
나를 비워서 인을 없앤다면 어떤 연을 만나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선연善緣이라면 증강시키고, 악연惡緣이라면 순화시킵니다. 그렇게 내 씨앗을 고쳐낙는 것이 수행의 요체고, 이런 수행은 주변 사람들을 모두 행복하게 합니다. 내가 행복해지는 길과 네가 행복해지는 길이 둘로 나뉘지 않고 한 길에 놓여 있습니다.
주변을 행복하게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플러스의 기운을 주게하는 사람이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그 분의 말씀이 떠올랐다.
벽에 부딪친 공은 반드시 튀어나오기 마련이고, 그 이치를 아는 사람은 공이 튀어 돌아온다는 사실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결과가 지금 즉시 나타나지 않는다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오리라는 것을 알기에 의연한 태도로 결과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과보가 있느냐 없느냐, 오늘 오느냐 내일 오느냐 전전긍긍하지 않습니다.
의연함, 일희일비하지 않는 자세를 갖고 싶은데, 여기에 답이 있는 것 같다. 인연과因緣果를 안다면, 초연해질 수 있는 것이다.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는 도덕경의 구절이 떠올랐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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