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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행선(淨心行善)은 물이 자기의 모습을 고집하지 않고 담기는 그릇에 따라 모양을 바꾸듯 그렇게 자연스러운 행을 말합니다.

 

정심은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무주의 마음이고 어떠한 형상도 짓지 않는 무상의 마음입니다. 또한 일체 분별을 일으키지 않는 무념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생각을 일으킬지라도 집착의 그림자를 달지 말아야 하고, 모양을 짓더라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며, 또한 그 모양이 영원하지 않음을 보아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형상은 한순간의 모습에 불과해 번갯불 같고 그림자와 같습니다. 모든 모양은 공하여 단지 허깨비일 뿐인 도리를 알 때 비로소 본래의 자기 자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바람불고 비오고 햇빛 비쳤다가 눈이 오고, 그렇게 여러 모습으로 흘러가는 게 세상입니다. 본래 그런 세상의 움직임을 가지고 시비하고 온갖 상을 짓고 거기에 빠져 죽네 사네 아우성을 치는 게 중생입니다. 그런 이치를 안다면, 모든 괴로움이 상에서 비롯되었음을 안다면, 정말로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손에 꽉 움켜쥐고 있는 자기 생각을 내려놓으면 됩니다. 이것이 방하착放下着입니다.

 

다람쥐가 숲속을 뛰어다닐 때, 이 바위와 저 바위는 왜 이리 멀고 이 돌은 왜 이렇게 크고 이 나무는 왜 이렇게 높냐고 따지면서 다닙니까? 나무가 높으면 높은 대로 열심히 올라가고, 작으면 작은 대로 재빠르게 올라가고, 사이가 많이 벌어진 바위는 있는 힘껏 펄쩍 뛰고, 가까이 붙어 있는 바위는 부지런히 걷고, 아무 불평불만 없이 주어진 조건 그대로 살아갑니다. 사람들처럼 하나하나 다 따져가면서 불평불만을 늘어놓자면 다람쥐도 아마 숨이 넘어갈 겁니다.

 

머리가 아프도록 생각을 많이 하고 괴로워하는 건 단지 오래도록 습관이 되어버린 망상이 나도 모르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꽉 움켜쥐고 있는 자기 생각만 내려놓으면 그만입니다.

 

정말 너무 평범하고 당연한 자연의 모습에서 큰 가르침을 찾아내어 말씀하고 계시다. 물, 자연...그렇다 억지가 아닌 그저 순리대로 흐르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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