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금강경 사구게
제5 여리실견분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제10 장엄정토분
불응주색생심 불응주성향미촉법생심 응무소주 이생기심(不應住色生心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 應無所住 而生其心)
제26 법신비상분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사도 불능견여래(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
제32 응화비진분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이 사구게가 전하는 말씀은 모두 한가지입니다. 모든 상에는 고정된 실체가 없으므로 상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 비로소 세상의 참모습을 보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어젯밤 꿈속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었더라도 한순간 눈을 번쩍 떠서 그것이 꿈이었음을 알면 고통은 사라집니다. 모두 꿈이었으니 괴로워할 일이란 본래 없었던 것입니다. 그처럼 모든 상이 공함을 알면 그만입니다.
제법이 공함을 깨닫지 못했을 때에는 한없이 무거웠던 등짐도 눈을 뜬 뒤에는 조금도 나를 힘들게 하지 못합니다. 아니, 그 짐은 본래 짐이 아니었음을 보게 됩니다. 학벌이 낮다, 병이 들었다, 이혼을 했다, 자식이 없다, 아기를 못 낳는다, 사업에 실패했다, 실직을 했다, 어떤 일도 다 그렇습니다. 눈곱만큼도 나를 괴롭힐 수 없고, 눈곱만큼도 나를 더럽힐 수 없고, 눈곱만큼도 나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없습니다.
아무것도 내 삶에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어떤 것도 내 삶에 흠집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살아온 내 모습과 처지와 조건을 바꾸어서가 아니라 지금 이 모습 이 조건 그대로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해탈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금강경에서 말하는 집착을 버리라는 것, 집착하지 말라는 것은 도덕경에서 말하는 무위와 비슷한 것 같다. 집착과 작위는 다 내 생각이 만들어 낸 것. 집착, 작위에 의한 행동을 버릴 때, 순리의 흐름에 따라 무엇에도 거침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어떤 것도 나를 가두어둘 수 없는 해탈, 대자연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다만, 어떻게 하면 생각을 멈추고 집착과 작위를 짓지 않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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