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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 교수님께서 번역한 사기 열전을 읽기 시작하였다.

 

백이열전

- 백이, 숙제의 절개에 대한 이야기이다.

관안열전

- 유명한 제나라의 관중과 100년 후 제나라의 또다른 명재상 안영의 이야기이다.

노자, 한비 열전

- 도가와 법가 사상가들의 이야기인데, 노자도 장자도 한비자도 읽었지만, 읽을 때마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에 이미 이러한 학문을 완성시켜 놓은 대가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 특히, 한비자의 이야기는 요즘 회사생활 때문에 고민과 스트레스가 많은 나에게 정신이 번쩍 들게 해주는 대목들이 많다.

"유세의 어려움은 내 지식으로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어렵다는 것이 아니고, 내 말솜씨로 뜻을 분명히 밝히기 어렵다는 것도 아니며, 또 내가 감히 해야 할 말을 자유롭게 모두 하기 어렵다는 것도 아니다. 유세의 어려움은 군주라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파악하여 내 주장을 그 마음에 꼭 들어맞게 하는 데 있다. ... 유세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장점을 아름답게 꾸미고 단점을 덮어버릴 줄 아는 것이다. ... 군주가 유세자의 충성스러운 마음에 반감을 가지지 않고 주장을 내치지 않아야 비로소 유세자는 그 지혜와 언변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군주에게 신임을 얻고 의심받지 않으며 자신이 아는 바를 다 말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여 오랜 시일이 지나 군주의 총애가 깊어지면 큰 계책을 올려도 의심받지 않고 군주와 서로 다투며 말하여도 벌을 받지 않을 것이다."

- 송나라 부자의 무너진 담벼락 이야기와 정나라 무공의 이야기는 정말 소름이다. 요즘 팀장님과의 갈등 때문에 머리가 아픈 내게 벼락같은 깨달음을 주었다.

"이웃집 사람과 관기사가 한 말은 모두 옳으나 심한 경우는 목숨을 잃고 가벼운 경우는 의심을 받았다. 이는 안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 아는 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어렵다는 뜻이다."

바로 할말하않의 자세가 필요하다. 다 알지만, 다 알고 말하고 싶고 설명하고 싶고 반대하고 싶지만, 나를 위태롭게 할 뿐이다.

- 미자하의 이야기

"군주에게 총애를 받을 때에는 지혜가 군주의 마음에 든다고 하여 더욱 친밀해지고, 군주에게 미움을 받을 때에는 죄를 짓는다고 하여 더욱더 멀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군주에게 간언하고 유세하는 자는 군주가 자기를 사랑하는가 미워하는가를 살펴 본 다음에 유세해야 한다."

사마 양저 열전

- 제나라 사마 양저의 이야기

손자 오기 열전

- 손자 병법, 오자병법의 창시가 손무, 손빈, 오기의 이야기

오자서 열전

- 와신당삼의 주인공, 오나라 합려의 군사 오자서

중니 제자열전

- 공자 제자들의 이야기. 논어와 거의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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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먼저 마음을 하나로 모으라.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라. 다음엔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氣)로 들어라. 귀는 고작 소리를 들을 뿐이고, 마음은 고작 사물을 인식할 뿐이지만 기(氣)는 텅 비어서 무엇이든 받아들이려 기다린다. 도(道)는 오로지 빈(虛) 곳에만 있는 것. 이렇게 비움이 곧 '마음의 재(心齋)'니라. ...

 

정치참여를 하고자 하는 안회는 공자에게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려 달라 하고, 공자는 목욕재계할 때처럼 의식으로 "재齋"하라고 한다. 그리고 그 재齋는 단순한 재가 아닌, "마음의 굶김 心齋"라 가르쳐준다. 귀는 소리를 들을 뿐이고 마음은 대상을 인지할 뿐이지만, 기氣는 텅 비어 모든 것을 수용하니 이렇게 텅 빈 기氣로 사물을 대하면 그 빈 곳에 도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렇게 도가 들어오도록 마음을 굶기는 것이 '심재'이다. 귀, 마음 등 우리의 감각을 초월하여 도道와 하나가 되라는 것이다.

 

13. ... 심재(心齋)를 실천하여 제 자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 이것을 비움(虛)이라 하는 것입니까? ...

 

심재心齋를 하면 일상적 의식 속에 존재하던 '작은 나'가 사라지고, 새로운 '큰 나'가 탄생한다. '큰 나'는 명예나 실리에 초연하게 되어, 거리낌, 걸림이 없게 된다.

 

14. 걷지 않고 자취를 안 남기기는 쉽지만, 걸으면서 자취를 안 남기기는 어려운 일. 사람을 위해 일할 때는 속이기 쉬우나, 하늘을 위해 일할 때는 속이기 어려운 일. 날개로 난다는 말은 들었겠지만, 날개없이 난다는 말은 못 들었을 것이다. 앎이 있어 안다는 말은 들었겠지만, 앎이 없이 안다는 말은 못 들었을 것이다. ...

 

심재心齋의 어려움을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몸과 마음이 고요 속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특히 몸은 가만히 있으나, 마음이 쏘다니는 상태를 좌치(坐馳)라 하며 경계하고 있다.

 

15. 귀와 눈을 안으로 통하게 하고, 마음이나 앎을 밖으로 하라. 그러면 비상한 힘도 들어와 머물 것이니, 사람들이야 말할 나위도 없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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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인간세(人間世)를 시작한다.

 

인간세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란 뜻이다. 4편이 흥미로운 점은 기존의 도교의 은둔주의나 도피주의가 아닌 적극적인 사회, 정치참여의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1. 안회가 공자에게 여행을 허락해 달라고 했습니다.

...

"저는 선생님께서 '잘 다스리는 나라를 떠나 어지러운 나라로 가라, 의원 집 문앞에는 병자가 많은 법'이라 하신 말씀에 따라, 위나라의 병을 고칠 길을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읭? 공자와 그가 가장 아꼈다는 제자 안회의 대화가 등장한다. 장자는 공자와 안회의 대화를 통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안회의 질문에 공자가 대답한다.

 

2. ... 자기 하나 확실히 갖추지 못하고서 어떻게 포악한 자의 행위에 간여할 수 있겠느냐?

 

3. ... 덕은 이름을 내려는 데서 녹아 없어지고, 못된 앎은 서로 겨룸에서 생긴다. ...

 

4. ... 억지로 인의니 법도니 하는 것을 포악한 사람 앞에서 늘어놓는 것은 남의 못됨을 이용하여 자기 잘남을 드러내려 하는 것. 이를 일러 '남을 해치는 것'이라 한다. 남을 해치면 자신도 반드시 해침을 받는 법. 남들이 너를 해칠까 걱정이구나.

 

5. ... 이것은 불로 불을 끄고, 물로 물을 막으려는 것. 이를 일러 '군더더기'라 하지. ...

 

6. ... 그 사람들의 훌륭한 인격이 오히려 임금에게 그들을 제거시키도록 하는 빌미를 준 셈이 되고 말았다. ... 명예와 실리의 추구는 성인도 물리칠 수 없는데 네가 어찌 물리치겠느냐. 그러나 너에게도 까닭이 있을 터이니 어디 한번 말해 보아라.

 

유가(儒家)에서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하였다. 그러나 공자는 안회가 아직 수신의 경지를 이루지 못하였으니, 치국은 섣부르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안회에게 날카로운 지적을 날린다.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 보고, 위나라로 가려는 것이 진정 그 나라 백성을 위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안회 자신의 명예와 실리를 위한 것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해보라는 것이다. 결국 정치를 하고자 하는 아직 풋내기인 제자에게 아무리 애민정신이니, 파탄에 빠진 국가를 위해서라느니 하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무슨 일을 하더라도 그것이 조금이라도 자기의 이기적 목적에서 나온 것이 아닌지를 냉철히 살펴 보고, 조금이라도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그 일은 본인에게나 주변 사람들, 나아가 백성들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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