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해와 달과 어깨동무, 우주를 끼어 차고, 모두와 하나된다.
모든 것은 혼잡한 대로 그냥 두고, 낮은 자리 높은 자리 무관하다.
사람들 빠릇빠릇, 성인은 어리숙.
만년 세월 온갖 일.
오로지 완벽의 순박함 그대로.
모든 것들이 모두 그러함 그대로.
그리하여 서로가 감싸안는다.
성인이란 뭔가 일반인의 상식을 완전히 초월하여 모든 것을 덮는 커다란 존재이면서도, 있는 그대로를 포용하는 어찌보면 어리숙해보인다는 뜻인 것 같다.
26. 진나라로 데려갈 때 여희는 너무 울어서 눈물에 옷깃이 흠뻑 젖었지. 그러나 왕의 처소에 이르러 왕과 아름다운 잠자리를 같이하고 맛있는 고기를 먹게 되자, 울던 일을 후회하였다네. 죽은 사람들도 전에 자기들이 삶에 집착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까?
우리는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처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 하지만 우리 안에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나"에 안주하지 말고, 익숙하고 편한 예전의 "나"를 떠나 보내야 한다. 또한 이런 변화는 삶과 죽음처럼 그저 계절의 변화같은 자연스러운 과정일 뿐이라 말하고 있다.
27. 우리가 꿈을 꿀 때는 그것이 꿈인 줄 모르지. 심지어 꿈속에서 해몽도 하니까. 깨어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꿈이었음을 알게 되지. 드디어 크게 깨어나면 우리의 삶이라는 것도 한 바탕의 큰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자기들이 항상 깨어있는 줄 알고, 주제넘게도 그러함을 분명히 아는 체하지. 임금은 뭐고 마소 치는 사람은 뭔가? 정말 꼭 막혀도 한참일세.
우리가 꿈을 꿀 때는 꿈인지 모른다. 그리고 깨어나서야 그것이 꿈인 줄 안다. 우리는 꿈 속에서 누구는 왕이고, 누구는 마부이고, 누구는 부자이고, 누구는 가난하고의 꿈을 꾼다. 그리고 그것이 꿈인 줄 모르고 그 안에서 아등바등 살고 있는 것이다. 꿈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크게 깨어나야(大覺)"한다.
28. 한 쪽이 옳으면 다른 한쪽은 반드시 그른 것인가? 두쪽이 다 옳거나 두 쪽이 다 그른 경우는 없을까? 자네도 나도 알 수가 없으니 딴 사람들은 더욱 깜깜할 뿐이지.
30. 이처럼 변하기 쉬운 소리에 기대하는 것은 아예 기대하지 않는 것과 같네. 이런 것을 '하늘의 고름'으로 조화시키고 '무한의 변화'에 내맡기는 것이 천수를 다하는 길이지. '하늘의 고름'으로 조화시킨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사람들은 보통 '옳다, 옳지 않다', '그렇다, 그렇지 않다'고 하네. 그러나 옳다고 하는 것이 정말로 옳다면, 옳은 것이 옳지 않은 것과 다르다는 것은 변론할 여지가 없는 일이지. 그렇다고 하는 것이 정말로 그렇다면, 그런 것이 그렇지 않은 것과 다르다는 것 또한 논쟁할 여지가 없는 일 아닌가. 햇수가 더해 세월 가는 것을 잊고, (옳다 그르다) 의미를 따지는 일을 잊어버리게. 구경의 경지로 나아가 거기에 머물도록 하게.
한 가지 사물을 보는 데도, 보는 방향, 관점에 따라 다르게 말할 수 있다. 즉 관점에 따라 각각이 다 맞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알아 '하늘의 고름'으로 조화시키고, 그저가는 대로 순리에 맞게 변화에 내맡기는 것이다.
'독서일기 > 매일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일 읽기, 장자] 3편 양생주 養生主 1. 끝이 있는 것으로 끝을 추구하는 것 (0) | 2019.01.08 |
---|---|
[매일 읽기, 장자] 2편 제물론 齊物論 32.나비의 꿈 (0) | 2019.01.03 |
[매일 읽기, 장자] 2편 제물론 齊物論 4.있음과 없음, 사람과 미꾸라지 (0) | 2018.12.09 |
[매일 읽기, 장자] 2편 제물론 齊物論 3. 손가락과 말, 조삼모사, 세 가지 지극한 경지 (0) | 2018.12.07 |
[매일 읽기, 장자] 2편 제물론 齊物論 2.이것과 저것 (0) | 2018.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