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한번 생각해 봅시다. 내가 노력보다 수입이 많으려면 누군가는 노력보다 수입이 적어야 합니다. 내가 능력보다 높은 지위에 오르려면 누군가는 능력보다 낮은 지위에 있어야 합니다. ... 그렇게 보면 우리가 바라는 복이란 결국 누군가의 손실을 바탕으로 얻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되어 움직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복을 얻음으로써 남이 손실을 받았다면 그 손실은 언젠가는 나에게 되돌아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재앙이지요.

 

띠용.... 머리를 세게 얻어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 모든 것이 하나에서 출발하였다는 것, 도덕경에서 노자가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이며, 부처님 또한 그렇게 말씀하고 계시다. 살면서 이상하게 뭐든 잘풀리는 운이 좋은 친구들을 많이 봤었고 항상 부러워했었다. 나는 보통 내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남이 보기에도 정말 힘들고 많은 노력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말씀을 듣는 순간... 그러한 내 삶에 감사하게 되었다. 나로 인해 누군가에게 손실이 없이 노력만큼 받을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오히려 노력보다 과분한 것을 받은 것은 아닌지 겸손하게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된다.

 

그러므로 보살은 나와 내 가족을 떠나 온 인류를 생각하고 온 생명을 위하는 무주상의 보살행을 실천합니다. 남을 이롭게 하고, 남을 살리고, 남을 즐겁게 하고, 남을 편안하게 하는 사람이 바로 보살입니다. 세상의 복을 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복을 짓는 사람이 보살입니다.

 

출장 중 선배 한 분은 우리가 진행중이었던 프로젝트를 겪게 될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항상 생각하였다. 나는 나도 예전에 그 입장을 겪었었고, 그리고 연차가 쌓여 이렇게 프로젝트 계획에까지 오게 된 것을 당연한 과정으로 생각하여, 진행과정에서 조금씩 부딪히는 부분이 있었다. 참여하게 될 그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지를 먼저 고민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람들은 불행을 행복으로 삼고 보살심의 씨앗으로 삼는다는 게 현실과는 동떨어진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우리 삶 속에서 얼마든지 실현 가능하고 또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을 때 보살은 넘어진 김에 그 돌부리를 캐내어 다른 사람들이 다치지 않도록 치워버립니다.

이렇게 깨달음과 뉘우침과 보살행은 가장 나쁜 일을 가장 좋은 일로 만들어버립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복덕도 재앙도 없는 이치가 그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게 부처님의 가피인 줄 압니다. 하지만 나쁜 일이라는 것이 오히려 부처님의 가피인 줄 아는 이 경지에 이르면 일체가 다 걸림없는 자유로운 삶이 열립니다.

 

내가 힘들게 얻은 만큼 남들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사실 모든 것이 하나인 것을 알면 일체가 다 거침없이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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