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어떤 사람이 열심히 수행한 끝에 욕심도 짜증도 성냄도 일으키지 않는 경지를 얻었습니다. 우리는 그의 모습을 보고 키와 몸무게는 얼마고 눈과 귀와 코의 모양은 이러이러하다고 자세히 묘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특징을 가진 사람이 모두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부처에게 삼십이상의 특징이 존재하지만, 그런 특징들로써 부처를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부처의 몸이 가지는 특징은 상에 불과합니다. 모든 상으로부터 벗어나 제법이 공한 이치를 깨치지 않고는 부처를 바로 볼 수 없습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손으로 만지고 머리로 상상하는 것들에 매달려서는 부처를 보고도 부처인 줄을 모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얻기 위해, 유명 사찰을 찾고, 기도가 영험하다는 곳을 찾고, 유명한 관세음보살상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면서 기도한다. 물론 이것도 좋지만, 이것은 상에 집착하는 것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은 상에 집착해서는 다가갈 수 없다고 말씀하고 계시다.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지금 깨달으려 하고, 깨달은 바를 통해 목적없이 다른 사람과 나누려하는 자세야 말로 부처님께서 말하고자 하는 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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