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수기란 어떤 법을 받아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움켜쥐고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음으로써 부처를 이룰 수 있다는 깨달음의 약속입니다.

 

하늘의 태양과 달과 별이 그 누구의 것도 아니듯이 공기와 물과 흙 또한 그 누구의 것도 아니며 집도 차도 사람도 그 누구의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쓰일 뿐이니 누가 쓴다 해도 인연에 따르는 것일 뿐입니다. 보살은 그런 마음으로 분별심없이 불국토를 장엄합니다.

 

상을 깨고 한 발 물러나서 바라보면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이 생기든지 미워하거나 원망할 일이 없습니다.

 

더러움과 대립하는 깨끗함, 악에 대립하는 선을 말하는 게 아니라, 어떠한 상도 짓지 않고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는 걸림없는 마음, 육근 경계에 머문 바 없는 마음을 청정한 마음이라고 이름 지어 부를 뿐입니다.

 

더러움과 깨끗함, 악과 선, 상반되어 보이는 것들이 같은 하나에서 나왔음을 알고, 눈으로 보이는 그대로의 상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그에 대해 어떤 감정이나 마음을 머문 바 없이 대하라는 뜻인 것 같다.

 

크다는 실체도 작다는 실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크다고도 하고 작다고도 합니다. 다만 인연에 따라서 크다고 이름할 뿐이고 작다고 이름할 뿐입니다. 이렇듯 고정불변의 절대적 기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구분은 인연을 따라서 나타났다 인연을 따라 사라지는 상대적 현상일 뿐입니다.

 

모든 것이 다 상대적인 것이니, 욕심내거나 화내지 말고, 집착하지 말라는 것 같다.

 

금강경을 읽으면서 느끼는 바는 정말 깜짝 놀랄만큼 도덕경에서 말하는 바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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