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에 여러가지 책을 넣고 다니는데, 표지가 고무재질로 된 다이어리와 맞물려 표지가 살짝 구겨졌다...ㅜㅜ(읔..내 책...)
일단 책 제목이 너무 멋있다 ㅋㅋ "13억분의 1"이라니...
말그대로 13억분의 1의 남자인 시진핑이 총서기가 되기까지의 비화(?)가 일본인 기자의 시선에서 쓰여져 있다.
시진핑의 일대기는 아니고, 장쩌민, 후진타오, 리커창, 보시라이 등 쟁쟁한 인물들 간의 정치적 술수와 음모 사이에서 시진핑이란 남자가 선택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내용은 거의 소설처럼 술술 읽힌다. 삼국지나 초한지를 읽는 느낌도 있고, 중국은 원래 이런 모략과 술수가 넘쳐나는 나라인가..라고 한번 웃고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어 내려갔다.
동양고전의 나라답게 읽는 동안, 중국의 많은 고전의 문구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많다.
1997년 당대회에서 서열 344위이던 시진핑은, 준비된 후계자였던 리커창을 2007년 당대회에서 역전한다. 시진핑 6위, 리커창 7위. 10년 동안 둘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중국은 정말 재미있는 나라인 것 같다. 초한지를 읽으면서도 정말 아무 능력도 없는 동네 건달 유방이, 명문가 출신의 위대한 장군이었던 항우를 이긴 것도 정말 의아했는데,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은퇴 후에도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려했던, 올드보이들 장쩌민과 후진타오의 권력싸움이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자신들의 라인을 후계자로 만들고 싶어했으나, 서로의 후계자를 흠내는 사이 시진핑이 부각된 것이다.ㅋㅋ 자기 자신만의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운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도덕경에서 말하는 것처럼 시진핑은 아무것도 하지않는 것처럼 보이고, 우둔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런 흐름을 읽어내고 준비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안하고 우둔해보이던 사람이, 두 노련한 올드보이들의 욕심을 이용해 결국 둘다 꼼짝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장면에서는 그의 엄청난 카리스마와 내공이 느껴진다.
보시라이 사건도 진짜 중국소설 같은 내용이었다. 특히 그의 아내의 끔찍한 만행은 한고조 유방의 아내인 여치를 바로 떠올리게 할 정도로 끔찍했다. 정말 소설같았다. 대륙의 스케일인가..
곳곳에 일본인 기자인 저자의 일본중심적 사고가 좀 거슬리기도 하였지만,(총서기가 되려면 일왕을 만나야한다는 늬앙스나, 센가쿠 관련 자국 옹호 늬앙스...) 시진핑이란 남자와 중국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작년에 중국어를 공부할 때, 후배가 중드 "랑야방"을 추천해준 적이 있는데, 이 기회에 한번 봐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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