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부처님의 가르침은 모두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과정일 뿐입니다. 강을 건너고 나면 뗏목을 버리고 길을 가야 하듯, 부처님은 불법 역시 집착할 바가 못된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부처님의 법조차 집착하지 않고 놓아버려야 하거늘 법 아닌 것, 내 생각이나 고집, 재물이나 명예, 권력 따위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나를 통과하여 흘러가거나, 내가 모든 것을 통과하거나 흘러가는 것... 집착하거나 소유하려하지 말 것.
내가 주인이 되면 내가 세상을 움직일 수 있으나, 상에 집착하면 그 상이 나의 주인이 됩니다. 상에 집착하는 것은 나를 꽁꽁 묶어 스스로를 구속하는 일입니다. 상을 여의는 것, 그것이 내 인생의 자유를 활짝 열어주는 불법의 길입니다.
상에 집착해 있는 '나'로부터 벗어나는 것. 살면서 경험을 하고 공부를 하고 거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해 문자로서, 글로서 정리를 하고 외우는데...정작 그러한 행위가 더 나를 속박하고 현재에 집착하게 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
아직 많이 읽지 않았지만, 중고등학교 때 국사시간에 배웠던 기복신앙으로서의 불교가 아닌, 정말 심오한 철학임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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